김철 SK케미칼 대표가 지난 2016년 8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철 SK케미칼 대표가 지난 2016년 8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세헌기자] 가습기 살균제 원료 공급 업체인 SK케미칼이 1994년 첫 제품을 생산할 당시 원료가 인체에 유독하다는 실험 결과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이 인체에 유독하다는 실험 결과를 확보하고도 은폐한 정황을 포착했다.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SK케미칼은 1994년 첫 제품을 생산하며 실험을 의뢰했었다.

그러나 SK케미칼은 관련 실험에서 원료 물질이 인체해 유독하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언론 등의 자료 제공 요청이 빗발치자 자료를 고의로 은폐한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SK케미칼이 당시 은폐한 실험결과 보고서를 확보해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해성 관련 자료를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 공급업체인 SK케미칼 임원급 관계자들이 14일 구속심사에 출석,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SK케미칼 임원 박모씨와 이모씨 등 4명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이들은 오전 10시25분께 법원에 출석했다. 이어 기자들이 '유해성 보고서를 은폐한 사실이 있는지', '대표에게 보고됐거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물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박씨 등 4명에 대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및 이마트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및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도 SK케미칼 본사의 여러 부서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었다.

검찰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애경산업의 내부 자료를 폐기 또는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 등도 구속해 수사 중이다.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아버지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 촉구 고발장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피해자들은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아버지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 촉구 고발장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피해자들은 "PHMG·PGH 원료를 쓴 옥시 등의 기업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이뤄졌지만 CMIT·MIT 원료를 쓴 SK케미칼·애경산업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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