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왼쪽)과 성 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14일 서울지방경찰청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왼쪽)과 성 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14일 서울지방경찰청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고우현기자] 서울 강남 버닝썬 클럽 폭행 사건에서 시작된 파문이 이른바 '승리 성접대 의혹'을 거쳐 '정준영 성관계 몰카 유포 의혹'까지 번졌다.

지난해 미투(Me Too) 등으로 촉발된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적 일탈을 일삼은 유명 연예인들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대중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승리 성접대 의혹'은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 등 총 8명이 등장하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2015년 12월 성접대를 암시하는 대화 내용이 공개되며 불거졌다.

해당 대화에는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접대하기 위해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자애들을 부르라'고 직원에게 지시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지난 10일 승리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이 동영상 등을 소위 '승리 카톡방'에 수차례 공유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30)도 12일 정식으로 입건됐다. 정준영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준영 외의 입건된 다른 피의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 등 카톡방 주요 인물 8명을 모두 입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그룹 '하이라이트' 용준형(30), 밴드 'FT아일랜드' 최종훈(29), 밴드 '씨엔블루' 이종현(29) 등도 '클럽 버닝썬'이 도화선이 돼 이들의 민낯이 까발려지면서 이번 사태는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는 승리와 정준영의 성 접대 의혹 및 성관계 동영상 유출 관련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자료를 대검찰청에 이첩한 가운데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경찰 유착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단 지금으로선 경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점을 미뤄본다면 검찰은 사건이 송치된 이후에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내부적으로도 현재 이뤄지고 있는 경찰 수사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에서 강력하게 수사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점도 근거로 꼽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현재 총력을 가동해 계속해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의혹이 제기되지 않도록 최대한 협의해 가며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관련 범죄가 급증하면서 법무부와 검찰이 엄정 대처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승리와 정준영 시의 혐의가 사실로 인정될 경우 처벌 수위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유포한 자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이 규정은 지난해 12월 개정돼, 지난 2015년 말~2016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준영 사건은 당시의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된다. 2016년 당시에는 불법 촬영·유포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국민권익위원회 2019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브리핑 하고 있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14일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와 가수 정준영의 경찰 유착 의혹 및 불법 영상 촬영·유포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한 것은 경찰보다는 검찰이 수사하는 게 더 낫다는 내부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찰 수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준영은 처벌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몰래 촬영에 유포까지 한 정황에 더해 그 시기나 횟수 등에 비춰 구속수사 가능성 등도 거론된다. 정씨가 몰래 촬영한 영상을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받아본 이들의 경우 이를 저장해 외부에 유포했다면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영상 등을 받아본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지만, 영상을 다른 곳에 유포했다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또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 밖에 구체적인 대화 내용과 외부 전파 가능성 등에 따라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사태로 이들이 글로벌 그룹을 내놓으며 거침없이 질주하는 것처럼 보였던 K팝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외신들 역시 비판적인 입장의 보도와 분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CNN은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한국 문화·사회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서 K팝 스타는 국가의 대표, 공공의 표본으로 소비되는 상품"이라며 "버닝썬 사건이 진실이라면 이는 우리(서구 사회)가 지켜본 K팝 문화와 크게 어긋난다"고 전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K팝스타들은 일반적으로 세련되고 깨끗한 이미지이며 한국 문화 수출의 핵심이 돼왔으나 이번 '섹스 스캔들'로 차별과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K팝 스타들이 항상 완벽하게 보이고 행동해야 하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외신들은 14일 정준영, 승리 경찰 출석 현장을 진지하게 취재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준영 등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1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재 '정준영을 공항에서 긴급체포할 것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 등 정준영 처벌 관련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나머지 게시글은 '정준영 증거인멸 합니다. 핸드폰, PC 등 빨리 압수수색을 해야합니다', '정준영 영상 1박2일 멤버들도 조사해 주세요', '정준영을 긴급체포해야합니다', '그냥 시원하게 승리 관련된 사람들 다 조사해 주세요' 등이다.

해당 글들은 이슈의 파급력과 최근의 미투 열풍 등을 감안하면 청원인원이 빠르게 늘거나 비슷한 게시글도 더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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