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먹는 노르웨이 연어, 자연산 아닌 100% 양식
양식 연어가 자연산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노르웨이 당국
살충제 등 오염물질 없다지만 에톡시퀸 검출 사례 있어
핵심 이슈인 살충제에 대한 설명 전무한 반쪽짜리 보도자료
사용하지 않는다는 살충제 엔도설판, 이미 검출 전력 있어
국제인증으로 안전성 입증됐다는 주장, 신빙성 떨어져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노르웨이 연어” 하면 청정 피오르드와 북대서양을 누비는 자연산 연어를 떠올린다. 그러나 놀랍게도 한국으로 수입되는 노르웨이 연어는 모두 해저(seabed) 오염 논란이 한창인 곳에서 ‘생산된’ 양식 연어다. 양식 연어는 발암성분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사료를 먹고 자란다. 해상 가두리에는 과산화수소 등 독성 강한 약품이 뿌려진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 수산대국 노르웨이는 양식 연어가 자연산보다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는 해괴한 주장을 내놓았다.

지난 11일 노르웨이 통상산업부(Norwegian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Fisheries) 산하 공기업인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는 홍보대행사 플레시먼(fleishman)을 통해 노르웨이 양식 연어가 지구상 최악의 식품이 아닌 안전한 식품이므로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이메일을 통해 국내 매체에 배포했고, 일부 매체는 이를 사실 확인도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이는 본보의 <노르웨이 양식 연어 유해성 심층기획> 시리즈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스트레이트뉴스는 광어를 대체하는 양식 연어가 세계 최악의 식품일 수 있다는 해외발 뉴스를 토대로 두 달 가까이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과 연구소 등을 취재, 지난달 14일부터 ‘독성 논란 양식 연어, 끝없는 위해성 증폭’ 기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7회에 걸쳐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에 제기된 국제적인 의혹과 논란을 다뤄오고 있다.

이번 특집기사 시리즈에는 노르웨이 환경단체 ‘그린 워리어(Green Warriors of Norway)가 25년 동안 쌓아온 방대한 자료를 제공하며 참여하고 있다. 또한 국내 다이옥신 권위자, 의료생명공학 및 양식 분야 석학도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기사는 프랑스, 미국, 독일 등 세계 각지 언론사 및 노르웨이 국내 언론사들이 이미 제기한 의혹들, 노르웨이 수산 당국이 발행한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작성되고 있다.

바다 이(Sea Lice)에 감염된 연어 새끼(smolt). 바다 이는 세계 연어 양식업자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양식업계의 천적’이다.(자료:theovercast) ⓒ스트레이트뉴스
바다 이(Sea Lice)에 감염된 연어 새끼(smolt). 바다 이는 세계 연어 양식업자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양식업계의 천적’이다.(자료:theovercast) ⓒ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가 이번 특집기사를 기획한 배경에는 ‘국내산 광어의 몰락’과 ‘노르웨이산 연어의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취재가 진행되는 동안 노르웨이 연어가 유해하다는 제보가 다수 접수됐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사실 확인을 거치기 위해 공식 질문지를 작성, 노르웨이 외교부, 수산부, 연구소 등에 취재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질문지에는 2011년 오염 의혹에 휩싸인 양식 연어 물량 소진을 위해 한국시장을 집중 공략한 것 아니냐는 추측에 대한 노르웨이 정부의 책임 있는 해명 요구를 비롯해 ▲과거 다이옥신 검출 이후 개선 상황을 입증할 과학적 데이터 요청 ▲살충제로 사용되는 과산화수소, 엔도설판, 에톡시퀸 등에 대한 노르웨이의 입장 ▲사료 원료의 오염 여부에 대한 입장 ▲오염된 해상 가두리 바닥이 개선되었음을 입증할 과학적 데이터 ▲연어가 어머니와 아이에 미치는 악영향을 비롯 노르웨이 국내에서 지속 제기 중인 안전성 논란 등 모두 13가지 사항이 담겼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가 모든 것을 관할하고 있으니 그쪽으로 문의하라는 것이었고,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한국 지부(군바르 비에 한국/일본 총괄이사)가 보내온 답변은 “이번 특집기사 시리즈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가 스트레이트뉴스에 보내온 보도자료 및 참고자료에 담긴 각 항목별 주장에 대해 살펴본다.

첫째, 양식 연어가 자연산보다 안전할 수 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한국인이 먹는 노르웨이산 연어는 자연산이 아니라 100% 양식이라고 밝혔다. 한국 생연어 매니아 중 상당수가 가지고 있는 “연어는 당연히 자연산”이라는 통념이 잘못된 것임을 교정시킨 것이다. 그러나 “양식 연어가 자연산보다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는 노르웨이 측의 주장은 세계 최대 수산물 양식 대국의 오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자연산 연어가 성장 과정에 오염된 해역을 헤엄쳐 오진 않았는지, 도중에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 전혀 확인 또는 관리가 되지 않는 반면, 양식 연어는 깨끗한 청정해역에서 엄격한 관리를 받으며 자라난다”면서 “실제 최근 자연산보다 양식 연어가 더 안전하다는 연구보고도 있다”고 했다.

‘전혀 확인되지 않는 사실’과 ‘엄격한 관리’를 비교한 문장부터 오류다. 이 주장은  인간이 관리하지 않는 드넓은 대양에서 자라는 생선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자연산 알래스카 또는 북대서양 연어보다 노르웨이산이나 칠레산 양식 연어가 안전할 수 있고, 자연산 광어보다 양식 광어가 안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자연 상태 연어와 가두리에서 점프하는 양식 연어(자료:npr.org/oceanlight) ⓒ스트레이트뉴스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자연 상태 연어와 가두리에서 점프하는 양식 연어(자료:npr.org/oceanlight) ⓒ스트레이트뉴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자연산 생선에 더 비싼 돈을 지불해 온 우리 국민들은 물론, 백종원, 황교익 등 한국의 미식가들조차 쓸데없는 돈을 지불한 셈이 된다. 안전성을 위해 세상 모든 어류를 양식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기르는 어업’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천혜 자연산의 위엄을 넘어설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독성과 유해성 논란이 무성한 양식 연어의 ‘엄격한 관리 행위’를 안전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논리는 억측이다. 자연산을 넘어서려는 시도, 보기 안쓰럽다.

둘째, 지난 10년간 안전 문제로 수입금지 조치된 적 있다

2011년, 노르웨이산 연어에서 미생물이 검출되자, 러시아 정부는 일부 노르웨이산 연어에 대해 수입금지(제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

10년이라는 자의적 기준을 벗어나면, 수입금지 조치된 사례가 두 차례나 더 있다. 러시아 정부는 노르웨이 연어에서 고농도의 납과 카드뮴이 검출되자, 2005년 ‘부분 수입금지’ 조치에 이어 2006년 새해 벽두부터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그 사이 노르웨이 연어를 70%가량 수입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켰던 프랑스는 2위로 물러나 앉았고, 한국에서는 연어 광풍이 휘몰아쳤다.

셋째, 최근 몇 년 간 노르웨이 연어에서 살충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발견됐다. 불과 2년 3개월 전인 2016년 12월,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는 독일의 유명 슈퍼마켓과 재래시장에서 38종의 시판 어류를 수집, 항산화제인 에톡시퀸(독성물질) 테스트를 실시했다. 모든 어종에서 에톡시퀸이 검출됐지만, 특히 노르웨이산 연어의 수치가 881㎍/kg으로 가장 높았다.

<위 영상에서 그린피스 소속 환경전문가 틸로 마크(Thilo Maack)와 화학자 노베르트 헬레(Norbert Helle) 박사가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에서 가장 높은 에톡시퀸 수치가 검출된 테스트 결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green peace/youtube)>

2015년 11월, 유럽연합연구소가 노르웨이 연어용 사료의 안전성을 테스트한 결과, 기준치 대비 4.7배나 높은 700mg/kg의 에톡시퀸이 검출되기도 했다(Dr. Joseph Mercola, 2018.04.24). 또한 유럽연합연구소는 “에톡시퀸 대사산물인 피-페네티딘이 존재할 수 있다”면서 “피-페네티딘은 동물과 인간의 유전물질에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5년 10월, 노르웨이수산물연맹(FHL)이 발간한 살충제 사용량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살충제 에마멕틴 사용량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3만 톤을 넘어섰고, 디플루벤주론 사용량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2014년 12월 발간된 노르웨이식품안전과학위원회(VKM, The Norwegian Scientific Committee for Food Safety)의 <노르웨이 식단에서의 어류의 이점과 위험 평가> 보고서에는, 노르웨이 연어 저민살(fillet)에서 평균 0.00014mg/kg의 엔도설판(살충제)이 검출된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2013년에는 무려 0.006mg/kg의 엔도설판이 검출되기도 했다.(VKM, Hannisdal et al., 2014)

참고한 자료 중에는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군바르 비에 한국・일본 총괄이사가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오면서 검토해 볼 것을 권유한 정부 유관기관 자료도 포함돼 있다.

2010년 6월, 프랑스 국영방송 Fr3는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들이 항생제를 사용해왔지만 듣지 않자, 살충제인 디플루벤주론을 사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플루벤주론 계열 살충제는 어류에 유해해 유럽연합(EU)이 사용을 금지한 화학약품이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의 자국산 양식 연어 안전성 주장의 오해와 진실 (스트레이트뉴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의 자국산 양식 연어 안전성 주장의 오해와 진실 (스트레이트뉴스)

가장 최근인 2018년 12월에는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노르웨이 남서부 항구도시 스타방에르(Stavanger)에 위치한 국제조사연구소(Inter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Stavanger)가 “연어 양식장에서 과산화수소 사용이 확산되는데, 이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새우에 더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던 것.(Trish Examiner, 2018.12.21)

사실, 이런 연구 결과는 노르웨이 수산 당국도 이미 알고 있었다. 노르웨이식품안전과학위원회(VKM)가 발간한 보고서(Report No. 2014:15)에 이렇게 적시돼 있기 때문이다.

“바다 이(Sea Lice)를 처치하기 위한 수의학 약품 사용이 2009년 이래 늘어났다. 플루벤주론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환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바다 이는 갑각류 그룹에 속하는데, 양식에 사용되는 플루벤주론이 가두리 근처에 서식하는 다른 갑각류 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Samuelsen et al., 2014)”

이제 노르웨이 수산 당국은 “살충제가 사료와 식품에 잔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또한 사료 원재료를 글로벌 시장에서 구매하므로 잔류 살충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노르웨이식품안전과학위원회의 고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넷째, 항생제 데이터에 가려진 ‘살충제의 진실’

항생제와 관련, 보도자료는 “노르웨이 전문 검측기관들은 지난 10년간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에서 그 어떤 항생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노르웨이 양식업계의 항생제 사용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인정했다고도 했다.

이 주장은 사실이다. 칠레산 양식 연어 항생제 파동이 발생한 2009년 이전부터, 노르웨이 수산 당국은 항생제 사용량을 대폭 줄여왔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세 번째 기사 <양식 연어 ‘독성’ 살충제 먹고 자란다>에서 칭찬할 만한 노르웨이의 노력에 대해 충분히 다룬 바 있다.

기사에는 “그간 노르웨이 수산 당국이 항생제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 “항생제 사용량을 사실상 ‘0’에 가까운 kg 당 0.00034g으로 줄일 수 있었다”, “대단한 성공”이라고 분명히 언급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당면 현안이 항생제가 아니라 살충제라는 점이다. 양식업자들은 바다 이를 퇴치하기 위해 항생제를 택했지만, 항생제를 쓰면 쓸수록 바다 이를 비롯한 기생충들은 내성을 키워왔고, 결국 항생제 파동으로 이어졌다. 양식업자들이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과산화수소, 플루벤주론, 에마멕틴과 같은 살충제였다. 항생제의 빈자리 중 일정 부분을 살충제가 대신한 셈이다.

자연히 살충제가 국제사회의 근심거리로 부상했다. 그런데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가 배포한 보도자료 어디에도 살충제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핵심 이슈는 살충제인데,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해 항생제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과산화수소, 디플루벤주로, 테플루벤주론, 엔도설판, 에톡시퀸 등 유해 화학물질과 그 물질 중 일부가 함유된 양식 연어용 사료 ⓒ스트레이트뉴스DB
과산화수소, 디플루벤주로, 테플루벤주론, 엔도설판, 에톡시퀸 등 유해 화학물질과 그 물질 중 일부가 함유된 양식 연어용 사료 ⓒ스트레이트뉴스DB

스트레이트뉴스는 이번 특집기사 시리즈에서 항생제의 유해성에 대해 다루지 않았다. 항생제의 유해성을 줄이기 위해 노르웨이 당국이 얼마나 고심하고 노력해왔는지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섯째, 유럽연합(EU) 규정에 맞도록 환경오염물질의 수준을 통제한다?

2012년 이후, 살충제 중 엔도설판(enosulfan)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엔도설판은 스톡홀름협약(Stockholm Conventions) 리스트에 ‘지속되는 유기 오염물질’로 등재되어 유럽연합이 동물사료용 살충제로 사용할 수 없도록 엄격히 금지한 화학약품이다.

그러나 유럽연합과 달리, 유럽경제공동체(EEC)는 어류 사료에 최대 0.05mg/kg을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EC Commission Regulation No.744/2012).

이에 대한 질문에,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노르웨이는 엔도설판에 대한 유럽연합 규정을 고수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양식산업은 엔도설판을 어류 양식용 살충제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 답변은 두 가지 면에서 적절치 않다. 첫째, 노르웨이가 고수하는 규정은 유럽연합 규정이 아니라 유럽경제공동체 규정이다. 이는 노르웨이가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니기에 가능하다. 유럽연합과 유럽경제공동체는 분명 다르다.

두 번째, “엔도설판을 어류 양식용 살충제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오류다. 2013년 노르웨이 양식 연어 저민 살(fillet)에서 0.006mg/kg의 엔도설판이 검출된 적이 있고(NIFES), 검출기관은 다름 아닌 노르웨이 국립영양및해산물조사연구소(Havforskningsinstituttet)라서다.

보도자료에 첨부된 참고자료에는 “대량의 항생제와 살충제 사용과 관련된 루머는 절대 사실이 아니며”, ”“노르웨이산 연어에서 대량의 발암물질이나 독성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적혀 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가 이 문장을 쓸 수 있는 것은 ‘대량’이라는 전제 덕이다. 대량이 아니면 괜찮다는 말인가? ‘대량’이라는 용어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바꾸어도 이 문장을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여섯째, 국제 인증으로 안전성 문제 해결됐다?

“노르웨이는 일찍이 지속 가능한 양식관리 위원회(ASC, 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이하 ASC)에서 부여하는 친환경 수산물에 대한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대서양 소재 연어 양식장 241개 중 노르웨이 소재 양식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도자료에 기재된 내용이다. ASC가 어떤 단체인지 확인해봤다.

ASC 웹사이트 중 한 페이지(자료:ASC웹 화면 갈무리)
ASC 웹사이트 중 한 페이지(자료:ASC웹 화면 갈무리)

먼저, 최초 단체 설립에 참여한 주요 인사 9명의 면면을 살폈다. 세계 최대 연어 양식업체인 마린 하베스트(Marine Harvest)를 필두로 노르웨이와 칠레, 케나다의 양식연합회 4곳이 포진되어 있고, 그중에 노르웨이 해산물연합(Seafood Federation)도 포함돼 있다. 양식업계가 총 5곳이고, 나머지 4개는 비정부기구(NGO)다.

세계 최대 연어 양식업자와 각국의 양식연합회가 주축이 돼 설립한 국제인증기관 ASC, ‘국제적’이라기보다는 ‘업계적’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듯하다.

내용을 살짝 들춰봤다. 질병 및 기생충 관리 부분(principle5) 중 독성 요인 관리 항목에서 예상치 못한 점이 발견됐다. 항생제와 디플루벤주론, 테플루벤주론, 에마멕틴, 과산화수소 등은 검사항목에 포함돼 있지만, 현재 국제적 논란의 중심으로 부상한 엔도설판과 에톡시퀸은 빠져 있었다.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ASC에 관련 사항을 문의할 예정이며,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사항을 향후 기사에 첨부할 예정이다.

더 큰 문제는 “대서양 소재 연어 양식장 241개 중 노르웨이 소재 양식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서, ASC가 국제인증을 부여한 대서양 소재 연어 양식장은 241개이며, 그중 노르웨이 양식장이 120곳이 넘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마린 하베스트가 노르웨이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페로제도, 캐나다, 칠레 등지에서 운영 중인 연어 양식장만 250여 곳이다.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현재 가동 중인 연어 양식장의 총수는 1,072개소 정도다.

이는 마린 하베스트가 운영 중인 양식장을 비롯, 일부 양식장을 제외하고는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 중 상당수(대략 950개소)가 ASC의 국제인증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1,000곳이 넘는 양식장 중 120여 곳만 인증 받은 노르웨이 연어라면 아래 설명이 더 정확해 보인다.

“ASC가 인증을 부여한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은 전체의 11%가량에 불과하다. 따라서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의 안전성은 11% 정도 입증됐다. 나머지 89%는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국제적으로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 친환경 수산물임을 인증 받은 노르웨이 양식 연어”라는 보도자료의 문구에 신뢰가 가지 않는 이유다.

계속되는 취재, 파고들수록 쏟아지는 의혹들

지금까지 7회에 걸쳐 노르웨이 양식 연어의 유해성을 들춰봤지만, 취재가 계속될수록 믿기 힘든 제보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연어 양식을 둘러싼 노르웨이 정치권의 유착 의혹은 이른바 ‘코끼리 비스킷’이다. 그 외에도 ▲연구를 위해 맞춤형으로 디자인된 연어 의혹, ▲기만적인 연구결과 발표 의혹, ▲양식산업계의 연구비 지원 의혹, ▲노르웨이 4대 대형 식료품 체인점의 양식어류 판매 중단 촉구 시위, ▲노르웨이 정부의 유럽연합 로비 의혹 등이 있다.

이 의혹들 중 일부는 현재 노르웨이 국내에서도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는 현안이며, 상당한 근거를 가진 것도 있고, 과대하게 부풀려진 것도 있다. 이밖에 아직 기사로 다뤄지지 않은 것들도 있다. 각종 의혹에 대한 취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사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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