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기금, 박재완·안규리 사외이사 반대
대주주 현황 감안하면 안건 부결까진 힘들 듯

사진은 지난해 3월 열렸던 삼성전자 주주총회 모습.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열렸던 삼성전자 주주총회 모습.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윤대우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당초 내정하려 했던 일부 사외이사들에 대해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와 해외연기금들이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주주총회가 순조롭게 끝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정기 주주총회에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을 논의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신규 선임하며,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선임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에 대해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와 해외 연기금은 사외이사 내정자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이다. 

박 전 장관은 1996년부터 현재까지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으로 삼성전자의 '특수관계법인 재직'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자료에 따르면 학교법인 성균관대학 및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삼성그룹 소속 공익법인으로 분류된다"며 "독립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반대의사를 밝혔다. 연구소는 "박 후보자가 재직 중인 성균관대학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기업 총수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인이라는 점에서 후보자가 충실히 사외이사의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연기금도 반대의사를 보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집계한 해외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사전 공시내용을 보면 브리티시컬럼비아주투자공사(BCI)와 캐나다연기금투자위원회(CPPIB),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플로리다연금(SBA Florida) 등 4곳은 박 전 장관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예정이다.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도 특수관계법인(호암재단)으로 부터 받은 상금으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 교수는 사단법인 라파엘인터내셔널 이사장을 맡아 사회공헌 활동을 한 공로로 2017년 호암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안 교수는 상금 3억원과 순금 50돈의 메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스틴베스트는 "삼성전자의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보수 이외의 대가를 받아 독립성이 우려된다"며 "라파엘클리닉의 2017년 수입이 15억8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금이 적은 액수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대주주 현황을 감안하며 이들 안건이 부결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본인과 친인척 등 우호지분은 18.67%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지분 8.95%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입장을 밝힌 것도 부결 가능성을 일축하는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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