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왼쪽)과 박삼구회장
조양호 회장(왼쪽)과 박삼구회장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대 항공업계가 난기류에 빠져들었다.

27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또한 그룹 항공 계열사의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금융시장 혼란 초래 등 모든 책임지고 퇴진하겠다.” 28일 박삼구 회장이 내놓은 입장이다.

박 회장 퇴진은 아시아나항공의 2018 감사보고서에 따른 금융 시장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한 차원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직 상실은 주주들의 결정에 의해 이뤄졌지만, 박 회장은 29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의 주총을 앞두고 이 같은 결심을 내렸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산업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었다.

박 회장의 사퇴는 지난 21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한정’ 의견 감사보고서 제출이 결정타였다. 아시아나항공은 22일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25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에 따른 주주들과 여론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자진 퇴진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회계 충격 여파가 전 그룹사로 퍼지게 된 것이다.

한편 박 회장은 퇴진 결정 전인 지난 27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와 금융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KDB산업은행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에 대한 여론 악화 등 상황도 박 회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으리란 분석도 적지 않다. 박 회장도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논란에 휘말리며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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