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현진기자] 11일(현지시각)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하루 전 워싱턴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40여 일 만에 가동되는 첫 정상외교 자리인 만큼 교착 국면을 전환할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른바 '톱다운' 방식의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는 데 확실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절충점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 주춤했던 협상 동력을 되살려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만남은 워싱턴에서의 세 번째 한미 정상회담이자, 역대 7번째 한미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작년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4개월 만으로,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섰던 북미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 공조 방안 논의에 집중할 전망이다. 친교행사를 최소화 한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으로, 특히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유인책에 대한 방안이 논의될 지 주목된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당시 2016년 이후 채택된 유엔 제재결의안 제2270호, 제2321호, 제2375호, 제2397호 가운데 민생경제 회복에 필요한 일부 완화를 요구했지만 미국의 거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와 관심이 쏠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 G20 양자정상회담 접견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 G20 양자정상회담 접견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예산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약속을 입증하기 전까지 제재 해제를 하면 안된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공화당 코리 가드너 의원 질의에 "나는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폼페이오 장관이 최종적이고 충분히 검증된 비핵화(FFVD) 이전에 제재 완화는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이던 것에서 한 발 물러 난 것인 만큼 한미 정상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차례로 만난다. 이후 두 정상 내외 간 친교를 겸한 한미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이어 한미 간 핵심 장관 및 참모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단독정상회담에는 양측 통역을 제외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만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확대정상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윤제 주미국대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현지시각으로 11일 오후 워싱턴을 출발, 우리 시각으로 12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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