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 계획안을 채권단 측이 거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매각의 길로 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오전 금호산업이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그룹 지주회사 격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보유한 대주주다.

금호산업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면 아시아나 지분 처분 등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금호아시아나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요청한 5000억원 규모의 지원금도 받을 길이 열린다.

금호그룹은 재계 60위권 밖 중견기업으로 추락

금호타이어에 이어 그룹 매출의 60% 넘게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금호그룹은 사실상 중견그룹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시총 1조15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6조2012억원이었다.

그룹 매출액인 9조7329억원의 64%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매출액은 각각 1조3767억원, 4232억원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을 떼어내면 그룹의 자산 규모는 3분의 1 수준으로 위축돼 그룹의 자산 규모는 4조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재계 7위까지 부상했던 위상은 25위에서 60위 아래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에어부산-에어서울 운명은?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아시아나항공과 운명을 같이 할지 주목되고 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만큼,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에어서울도 함께 갈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롯데-CJ-신세계그룹도 복병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누구 품에 안길까? 재계에서는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SK그룹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고, 한화그룹은 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적이 있다. LCC 1위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도 유력 잠재적 인수 후보군이다.

롯데, CJ, 신세계그룹도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과 물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적극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에선 유동성이 풍부하고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SK그룹이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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