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멘 내 한국기업 준공 '키얀리 플랜트' 방문
文 "해외서 일하는 우리 기업 위해 적극 뛸 것"
"韓기업 투르크멘 에너지·플랜트 사업 참여 기대"
靑 "기업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 적극 지원 의미"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시가바트 대통령궁 연회장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시가바트 대통령궁 연회장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세헌기자]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투르크멘바시에 위치한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를 방문해 양국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전용기를 이용해 투르크멘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투르크멘바시로 이동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우리 기업이 준공한 현장을 방문하는 경제 일정을 소화했다. 

투르크멘 최초로 지어진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는 총 30억 달러의 사업비가 들어간 중앙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가스화학 공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 LG상사 등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124곳이 함께 참여한 대규모 경협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이번 방문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자원부국 투르크멘에 진출해 성실함과 기술력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기업들을 격려하는 한편, 강력한 협력의지를 통해 우리 기업의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북방지역 플랜트 시장에 대·중소기업이 동반 진출한 대표사례"라며 "사막이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하루 평균 5000여명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47개월간 무재해로 완료해 한국의 우수한 건설 기술력이 증명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장방문 인사말에서 "사막 한복판에 웅장하게 지어진 축구장 70개 규모의 초대형 '은빛 공장'을 보니, 양국 간 경제협력의 성과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대통령부터 나서서 해외에서 일하는 우리 기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엔지니어링과 LG상사 컨소시엄은 그간 투르크멘에서 여러 사업을 완벽하게 시공함으로써 현지의 신뢰를 쌓아왔다"며 "이번 키얀리 플랜트 공사에서도 자신이 맡은 구간뿐 아니라, 다른 구간을 맡은 현지 기업의 어려움까지도 발 벗고 도와줘 전체 사업의 공기를 맞출 수 있었다고 들었다.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메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도 "한국 기업인들은 에너지 및 가스 화학 분야에서 큰 기여를 해줬다"며 "특히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플랜트 가동은 대한민국과 투르크멘의 긴밀한 협력과 우호 증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양국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제2, 제3의 키얀리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의견을 같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자원 부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전 세계 대상 해외건설수주액의 5.6%에 해당하는 285억 달러를 중앙아 3개국에서 수주했다는 점을 들면서 “중앙아시아 시장은 우리 기업들에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인 투르크멘이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산업 고부가가치화와 산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경제협력의 상징인 키얀리 플랜트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이러한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메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2의 공장을 건설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 투르크멘은 땅도 크고 기회가 많은 나라라고 하셨다"며 "두 번째 공장도 지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메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이) 약속하셨다"고 답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저희는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메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앞으로 더 많은 공장을 지어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국 기업이 도와 달라"며 "공장 근로자들 위한 숙소가 없는데 근로자 가족도 살 수 있도록 주택이나 주변 시설도 확충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투르크멘바시 키안리 가스화학플랜트 현장을 방문해 시찰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투르크멘바시 키안리 가스화학플랜트 현장을 방문해 시찰하고 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키얀리 플랜트 생산물 판매사업', '키얀리 생산물 활용 합성섬유 협력사업 발굴협력' 등 후속 작업 추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양국 정부는 전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연 7억 달러 규모의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 생산물 판매법인 설립'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아울러 합성섬유분야 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MTO 플랜트건설 사업' 등 우리 기업이 수주를 추진 중인 167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사업에서도 제2의 키얀리 성공사례가 재현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중앙아시아 방문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건설경기가 좋지 않고 해외건설 사업도 여의치 않은 건설업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중앙아시아는 자원은 많지만 내수시장이 작아 그동안 건설업계의 관심에서 소외됐던 지역으로 꼽힌다. 한때 유가가 100달러에 이르면서 인프라 사업에 속도가 붙자 한국 건설사들도 본격적으로 중앙아시아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정부 재정이 열악한 관계로 외국기업이 민관협력사업(PPP)를 통해 진출하면 낙후된 지역 인프라를 개발하는 건설사업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아시아 시장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 2월 SK건설은 카자흐스탄에서는 최초로 해외 민관협력사업(PPP) 방식으로 진행하는 알마티 순환도로 건설·운영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를 방문이 한국기업이 인프라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 기대감은 크다. 전통적으로 '수주텃밭'으로 불리는 중동시장이 저유가, 정세불안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아 건설사들은 동남아시아 등 대체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재정이 부족한 지역에 진출하기 위해선 건설사들도 어느 정도의 자본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제대로 지원해줘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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