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운명 가를 이재용 부회장 상고심 공판은?
대법원 “내용 방대해 4월 물리적으로 힘들 것으로 판단”
핵심쟁점 ‘말’ 뇌물로 판단할지 여부가 이재용 운명 결정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트레이트뉴스=윤대우 기자] 삼성전자의 운명을 가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4월은 물리적으로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핵심쟁점인 삼성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준 말 3필을 과연 대법원이 뇌물로 최종 판단할지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법조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을 심리 중인 대법원은 지난 2월 11일 해당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13명의 의견을 취합해 선고하는 방법으로 지금까지 4차 심리를 열었다. 합의체는 핵심쟁점을 앞두고 지난 18일 막바지 법리 검토를 끝냈다. 하지만 당초 오는 25일경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날 한겨례는 대법원 관계자를 인용해 "내용이 방대해 4월 25일 선고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신문은 핵심쟁점이 상당수 정리됐다고 하더라도 하급심 판단이 서로 엇갈린데다, 세 사람(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하나의 고리로 연결시켜야 하는 만큼 판결문 작성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 주기가 4차까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어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종 선고가 4월 25에 판결 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대법원의 핵심쟁점은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삼성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뇌물을 공여했는지,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준 말 3필을 뇌물로 볼 것인지 여부다. 

대법원이 이들 핵심쟁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들 세 명 중 최소한 한 명은 기존의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대법원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항소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 부회장은 '뇌물액수 조정'을 위해 다시 서울고법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뇌물액수가 36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 형량도 더 무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2심 재판부는 말 소유권이 최씨에게 넘어간 건 아니라며 마필 구입비 36억원은 뇌물에서 제외했다. 다만 말을 무료로 쓰게 해 준 '불상의 이익'만 뇌물로 봤다. 이 같은 판단으로 이 부회장은 1심과 달리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결국 대법원이 삼성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준 말 3필을 뇌물로 최종 판단해 이재용 부회장이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의 오너 리스크는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다.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이 없어도 전문경영인들에 의해 시스템상 전혀 문제없이 돌아간다 하더라도, 반도체와 5G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빠른 대응에 있어 오너 부재는 그만큼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늦출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할 상황이 발생 된다면 단순히 삼성전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계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대법원이 법리적 원칙으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최종 판결을 내리겠지만 국내 산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최종 판결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란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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