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도 연방하원 결의안 통과 청문회 역사적 증언

이용수(87) 할머니가 또 한번의 역사적 개가를 올렸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22일 위안부기림비 건립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007년 미연방하원이 만장일치로 위안부결의안을 통과시킬 때 청문회에서 증언한 주역이다. 오늘날 미국을 비롯, 전 세계로 위안부 문제가 퍼지고 일본의 역사왜곡이 공론화되는 역사적 출발점에 할머니가 서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결의안에 관심이 모아진 것은 사상 처음 미국의 대도시에 위안부기림비가 건립될 가능성 때문이었다. 위안부기림 조형물은 지난 2010년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1호 기림비를 시작으로 뉴욕 롱아일랜드 캘리포니아 글렌데일, 미시건 사우스필드 등 총 9개 지역에 10개의 조형물이 건립된바 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중소도시이거나 대도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2007년 연방하원 청문회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피맺힌 증언이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처럼 이번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도 이용수 할머니의 존재감은 컸다. 당초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11명중 3명이 부정적이거나 유보적 입장을 취했지만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17일 공청회에서 증언하면서 찬성으로 입장을 굳혔기때문이다.

공청회에서 일본계주민 한명이 이용수할머니 앞에서 '자발적으로 위안부로 갔으니 매춘부다'라는 망언을 늘어놓자 할머니는 '역사의 산증인앞에서 뻔뻔한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고 호통을 쳤다. 당시 데이빗 캄포스 시의원은 "나와 친한 일본계 친구들이 반대자들 편에 있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할머니 면전에서 그런 몰염치한 공격을 하고, 살아있는 역사를 부인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부끄러운줄 알라(Shame on you)"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날 시의회 대회의실엔 검정바탕에 노랑나비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지지자 등 많은 사람들이 몰려 250여명 정원을 채웠다. 이 때문에 추가로 방을 개방해 스크린을 통해 표결과정을 지켜보도록 했다.

이용수할머니가 오후 2시에 입장하자 청중들이 “할머니 할머니"하고 한국말로 합창하듯 응원하는 감동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시의원들은 이용수할머니가 샌프란시스코까지 와주고 이곳에 중대한 역사의 교훈을 알린 것에 감사를 표했다. 특히 결의안 발의의 주역 에릭 마 시의원은 "이용수할머니 당신이 샌프란시스코를 바꿨습니다.(Grandma Lee, you changed San Francisco.)“라고 치하하기도 했다.

런던 브리드 의장을 비롯, 아발로스, 캄포스, 크리스텐센, 코헨, 페렐 등 11명의 시의원이 만장일치로 건립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또하나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게 됐다. 결의안 통과직후 이용수할머니는 "역사의 진실은 침묵될 수 없다. 한국과 중국 필리핀 등 모든 희생된 여성들을 대신하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감격해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봄 아베 총리가 미국에 왔을 때 보스턴과 워싱턴 LA등 같은 동선을 움직이며 "아베가 역사를 부정하면 일본은 망할 것"이라는 직격탄을 날리며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한 바 있다.

그간 캘리포니아에서 위안부이슈를 주도해온 가주한미포럼의 김현정 사무국장은 "샌프란시스코 기림비 건립을 위해 중국계와 한국계, 유태계 및 종교계는 물론 양심적인 일본계가 뭉쳐 오랜 기간동안 전략을 구상하고 준비를 해 왔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한일간의 민족문제 또는 중일간의 문제로만 인식되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중국계 여성판사인 릴리안 싱과 줄리 탕은 이번 기림비 건립을 위해 자유롭게 활동하고자 지난해와 올해 판사직에서 은퇴하는 등 놀라운 헌신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김현정 국장은 "이러한 연대를 만들어내고 한인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에는 한인상공회의소 미주총연합회 회장 강승구씨와 이스트베이 노인봉사회 문대우씨 등 한인들의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와 보니 모두 한마음으로 일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일본의 방해가 너무나 거세어 내심 큰 걱정을 하고 있었지만, 잘 될거라는 희망처럼 좋은 결과가 나왔다. 다른 대도시들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美대도시 첫 위안부기림비 이용수할머니 개가…샌프란시스코 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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