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편안과 사법제도 개혁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아침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의안과 문을 열려고 할때 사용한 쇠 지렛대(빠루)를 들고 있다 이날 의총 사회를 본 김정재 의원은 "나경원 대표가 들고 나온 이 쇠 지렛대(빠루)는 어제 7층 의안과 앞에서 민주당인지 경호과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사용한 것을 저희가 뺏은 겁니다" 라고 설명했다.
선거제 개편안과 사법제도 개혁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아침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의안과 문을 열려고 할때 사용한 쇠 지렛대(빠루)를 들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26일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를 위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개의를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맞선 한국당이 당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 등을 총동원해 양쪽 회의장을 모두 틀어막고 "헌법수호", "독재타도"를 외치며 육탄봉쇄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제·검찰개혁법의 패스트트랙지정을 놓고 육탄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빠루'('노루발못뽑이'의 일본말)까지 등장해 파문이 일었다. 

국회 사무처가 의안과 사무실의 점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동원한 것이라지만 격렬한 몸싸움의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를 놓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전날 저녁부터 여야 4당이 패스스트랙에 태우기로 한 검찰개혁 관련 법 제출을 놓고 국회 의안과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강하게 충돌해 물의를 일으켰다. 

한국당이 의안과를 점거한 상태에서 민주당은 법안 제출을 위해 강제로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며 밀고 당기기를 이어갔다. 국회가 경호권을 발동하자 방호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의안과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빠루'는 이날 새벽까지 멱살잡이와 주먹다짐이 오가는 중에 나왔다. 경호권 발동에 따라 국회 사무처가 한국당이 점거한 국회 의안과 문을 뜯어내기 위해 빠루와 장도리, 쇠망치(해머)를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손잡이가 떨어져나가는 등 의안과 문 일부가 파손됐으며 현장에서 농성 중이던 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마치 성벽을 보수하듯 부서진 문을 스티로폼 등으로 덧대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국당은 이번 사태의 책음을 민주당으로 돌리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긴급 의총에 문제의 빠루를 손에 들고 나오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그들의 모든 과정은 하나하나가 다 불법이었다"며 "의회 쿠데타이자 의회 폭거다. 그 폭거에 우리는 맞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8년 1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실에서 당시 한나라당 단독으로 한미FTA 비준 동의안 상임위 상정을 강행하려고있는 가운데 민주당원들이 회의실 문을 해머와 빠루로 열려고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실에서 당시 한나라당 단독으로 한미FTA 비준 동의안 상임위 상정을 강행하려고있는 가운데 민주당원들이 회의실 문을 해머와 빠루로 열려고 하고 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어제 밤부터 벌어진 그 일들은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한국당 의원·보좌진과, 도끼와 망치를 앞세워 국회의사당과 국회법이 정한 모든 절차를 부수고 마지막에는 대한민국 헌법을 부숴버리려는 민주당과 2중대·3중대의 전쟁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들고 나온 이 빠루는 어제 7층에서 민주당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의안과 문을 부수려고 해 빼앗은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 빠루가 국회가 경호권을 행사함에 따라 적법하게 등장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국당의 불법행위 탓이며 자신들과는 관계가 없다고 항변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충돌 당시 회의실 문을 열기 위해 망치 등의 도구가 사용됐던 것은 한국당 의원들의 불법적인 회의 방해로 인해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 등 국회 절차에 따라 국회 방호과 직원들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면서 "민주당 당직자나 관계자는 일절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국회 사무처는 빠루가 누구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자 "해당 물품은 모두 국회 사무처의 시설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물품으로 점거돼 있는 의안과의 출입문을 열기 위해 사무처 경위직원들이 사용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의안과 점거 및 의안과 직원 감금상태를 해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당은 문제가 된 빠루를 민주당이 휘두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한국당이 쇠망치와 빠루가 등장한 불법 폭력사태를 항의하기 위해 국회 사무총장실을 찾은 자리에서 배석한 사무처 관계자는 쇠망치와 빠루의 진실에 대해 이실직고했다"며 "'쇠망치는 민주당이 준비해 온 것이고, 빠루는 민주당 측의 요청으로 방호과에서 전달해 준 것'이라고 했다. 결국 쇠망치와 빠루를 휘두른 것은 민주당 관계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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