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진제 종정, 사부대중 법어 "이 사회의 등불이 되자"
문 대통령 봉축 인사 "남북한에 평화와 화합의 빛이 비추길"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인 1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 사부대중에게 동체와 자비와 희망의 등을 켜자는 법어를 내놓았다.@조계사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인 1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 사부대중에게 동체와 자비와 희망의 등을 켜자는 법어를 내놓았다.@조계사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기자]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해 동체의 등을 켜고, 내 가족만이 아닌 어려운 이웃들과 자비의 등을 켜고, 국민 모두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희망의 등을 켜자"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인 1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 사부대중에게 이같은 법어를 내렸다.

이어 "우리 모두가 마음과 마음에 지혜의 등불을 밝혀 어두운 사바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또 다른 나를 위해 광명이 되고, 이 사회의 등불이 되자"고 당부했다.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은 "사부대중은 1천700년 동안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노를 저어 고해를 이겨냈다"며"공동체 구성원은 만년의 정토를 위해 '화합'이라는 백만 등불을 밝히자"고 강조했다.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위안부피해자 이옥선할머니(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의 아버지 황상기 씨, 태안화력발전소 산재사고 희생자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 스텔라데이지호의 실종 선원 가족 이영문·윤미자 씨, 고 서지윤 서울의료원 간호사의 유가족 최영자·서희철 씨 등이 법요식 중 합장하고 있다.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위안부피해자 이옥선할머니(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의 아버지 황상기 씨, 태안화력발전소 산재사고 희생자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 스텔라데이지호의 실종 선원 가족 이영문·윤미자 씨, 고 서지윤 서울의료원 간호사의 유가족 최영자·서희철 씨 등이 법요식 중 합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했다. 봉축 메시지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뜻깊은 해"라며 "자랑스러운 우리 독립운동 역사 속에는 불교계의 헌신과 희생이 녹아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립과 논쟁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화쟁 사상'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져도 화합하고 소통하는 '원융회통' 정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요즘"이라며 "남과 북이 자비심으로 이어지고, 평화와 화합의 빛이 부처님 오신 날을 밝히는 연등처럼 남북을 하나로 비추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일감스님 사회로 진행되는 법요식은 법회나 불사가 열리는 장소를 엄숙하게 만드는 도량 결계 의식,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 앞에 올리는 육법 공양, 북을 치는 명고, 종을 치는 명종의식으로 시작했다.

이어 향, 등, 꽃, 과일, 차, 쌀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에게 올리는 육법 공양,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해 북을 치는 명고, 모든 중생이 종소리를 듣고서 괴로움에서 벗어나 성불하기를 바라는 명종이 이어졌다.

또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이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승가에게 귀의를 서약하는 삼귀의례, 지혜의 실천을 강조한 대표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 봉독, 번뇌와 탐욕을 씻겨내는 의식인 관불 등과 주요 내빈 헌화 등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와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 유교 성균관 손진우 수석부관장, 천도교 김춘성 종무원장 등 종교단체도 이날 조계사 법요식에 참석, 종교 간 화합을 보여주었다.

법요식에는 산업재해 등으로 가족과 이별한 유가족들도 참석, 눈길을 끌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의 아버지 황상기 씨, 태안화력발전소 산재사고 희생자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 스텔라데이지호의 실종 선원 가족 이영문·윤미자 씨, 고 서지윤 서울의료원 간호사의 유가족 최영자·서희철 씨, 나눔의 집 이옥선 할머니는 사회 이웃으로 초청돼 헌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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