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로시간제 도입에 따른 임금 조정 문제를 놓고 노사 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경기지역 광역버스 노동조합이 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8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한 버스업체 차고지에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도입에 따른 임금 조정 문제를 놓고 노사 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경기지역 광역버스 노동조합이 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8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한 버스업체 차고지에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전국버스노동조합이 오는 15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시와 경기도가 ‘사후정산’과 ‘요금 동시 인상’을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른 갈등을 풀 해법으로 각각 내세우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재명 경기 지사측이  '서울시도 같이 올려야 한다'며 버스요금 동시 인상론을 압박하자, 박원순 시장 측은 '서울시 요금동결-사후 정산' 등 대안을 제시하며 맞받아 치는 양상이다.  

서울시는 환승할인제로 묶인 서울시-경기도의 버스요금을 동시에 올려야 한다는 이재명 지사 측에 대해 “선택지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서울시 측은 이재명 지사측이 동시 요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이미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요금 인상 외에도 사후정산을 비롯해 선택지는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기도가 요금을 올리고, 서울시는 기존 요금을 유지해 요금 격차가 커져도 사후정산 등 별도 방안을 통해 경기도 측 손실을 보전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 지사 측이 고수해온 ‘요금 동시 인상’이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서울시-경기도간 갈등을 풀 유일한 해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지사 측은 그동안 수도권 교통체계가 환승 할인으로 묶여 있어 경기도만 요금을 올릴 수 없고, 서울시는 물론 부천시도 요금인상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기차게 고수해왔다.  

서울시는 이 지사 측이  이러한 대안을 외면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주52시간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어 시급한 요금 인상요인이 없는 데도, 이 지사 측이 박 시장을 자꾸 끌어들이려는 것은 결국 시민들에게 인기없는 요금인상의 십자가를 홀로 지지 않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아울러 물가 상승 등 버스 경영수지를 압박하는 요인이 있다고 해도 재정을 부담해 풀어가는 방법도 있다는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4년 7월 1일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준공영제는 민간운수업체가 버스 서비스를 공급하되, 지자체가 재정을 지원해 적자 노선 감차 방지 등 버스운영체계의 공익성을 강화하는 제도다.

지자체가 공동계좌로 버스 업체들의 수입금을 일괄 관리하며 각 버스회사에 분배금 형식으로 지급한다. 현재 서울시 버스기사의 평균 근로시간은 47.5시간이고, 평균 월급여는 420만원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근무시간, 높은 급여 지급에 따른 손실은 서울시가 재정으로 보전하며 버스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

그러나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는 경기도의 버스요금 ‘동시인상’ 요구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모습이다.

손명수 교통물류실장은 앞서 지난 10일 버스노조 파업 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수도권 요금은 통합환승할인으로 묶여 있다. 통상 보조를 맞춰왔다”고 설명했다. 손 실장은 “수도권 버스 요금이 (현재) 50원 차이 나지만, (경기도가 요금을 200원 더 올려) 250원 차이가 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 않다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기도는 (버스 요금을) 같이 올리자고 했지만 서울시가 보조를 안 맞추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수도권은 비슷하게 하는 게 맞다. 통합환승체계라 같이 움직인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가 요금인상을) 200원 하면 2500억 정도 되니까 어느 정도 대책이 된다”며 “시내버스 문제는 합리적으 로 볼때 인상시기가 도래했고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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