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국회입법조사처, '리디노미네이션을 논하다' 정책토론회

여야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화페 액면 단위를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스트레이트뉴스
여야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화페 액면 단위를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이제항 선임기자] 화폐 액면 단위를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게 일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과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을 논하다'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 수석부대표는 환영사에서 "우리나라는 확대된 경제규모에 비해 화폐단위는 레바논, 콩고, 이라크 등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OECD 34개국 중 1달러당 환율이 네자리 수인 유일한 국가로 경제위상에 맞지 않는 화폐단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초당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며, 장기적인 국가발전을 위해서 대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명재 의원(자유한국당)은 "리디노미네이션은 우리경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도입의 장단점과 영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이번 토론회는 시의적절하다"고 평가 했다.

우리나라의 화폐 액면단위를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여야 의원들과 전문가 집단은 "당장 해야 한다"와 "경제에 혼란을 가중한다"는 논리를 펼쳐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 @스트레이트뉴스
우리나라의 화폐 액면단위를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여야 의원들과 전문가 집단은 "당장 해야 한다"와 "경제에 혼란을 가중한다"는 논리를 펼쳐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 @스트레이트뉴스

최운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962년에 화폐단위 10환을 1원으로 변경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한 이후, 57년째 화폐단위가 고정되어 몸에 맞지 않는 작은 옷처럼 많은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며 "국격에 맞게 바꿔나가 국민 모두가 편익을 누릴 수 있도록 국회에서 공감대 형성에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석 의원(자유한국당)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낮고 물가를 자극할 우려도 작아 지금이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하기에 최적기"라며 터키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제시했다.

심기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토론회가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단순한 찬반 논쟁이 아닌 국가경제의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한 화폐제도 개선방안이 무엇인지를 논의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발제에 나선 임동춘 국회입법조사처 팀장은 리디노미네이션의 개요, 사례 및 시사점을 설명했다.

그는 "화폐 단위 변경은 경제, 금융거래규모의 확대에 따른 불편해소, 자국통화의 대외적 위상제고 가능, 거래단위의 축소로 인한 편의성 제고, 화폐 기본단위의 구매력 회복 등이 순기능이 있다"면서도"역기능으로는 많은 직·간접 비용의 발생 소지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리디노미네이션은 장점도 있지만 부작용 또한 상당하기 때문에 중앙은행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의 충분한 사전 논의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공론화 및 제도준비기간이 4~5년, 법률 공포후 최종 완료까지 포함 약10년이 소요되는 장기프로젝트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리모미네이션 국회 정책 토론회'에 패널 토론. @스트레이트뉴스
여야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리모미네이션 국회 정책 토론회'에 패널 토론. @스트레이트뉴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디플레이션 우려도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 조건은 무르익었다고 볼수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공론화와 로드맵 공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양호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빅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뜬금 없다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며 "지하경제에서 화폐규모가 6% 밖에 되지 않아 지하경제 양성화에도 별로 도움이 않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금없는 사회로 전환되고 있어 리디노미네이션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나라의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경우에  화폐개혁이든 단위변경이든 한적이 없다"며 "글로벌 시장 참가자들 눈에는 우리나라가 화폐단위 변경을 논의하는것 지체를 이상하게 볼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대 이인호 교수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며 "리디노미네이션은 돈만 찍어 낸다고 되는게 아니라 기존 계약서도 다 바꿔야 하기 떄문에 사회적비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회폐에 '0'이 많아서 리디노미네이션을 진행하려 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미리 진행계획을 알려 경제의 혼란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은 발권국장은 "언젠가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한다"며 "입법을 거쳐야 하는 과제인 만큼 국회가 논의를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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