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든 카풀이든 사람 죽이긴 매한가지?
타다든 카풀이든 사람 죽이긴 매한가지?
  • 김세헌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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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주최로 열린 '타다 퇴출 요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주최로 열린 '타다 퇴출 요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공유경제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사람 죽게 만드는 게 공유경제인가."

택시 업계가 15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차량공유서비스 '타다'가 업계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퇴출을 촉구했다. 타다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가 지난해 10월 개시한 서비스다.

서울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집회에서 '타다 퇴출'을 주장하며 분신 후 숨진 택시기사 안모씨에 대해 추모식을 진행하고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조합은 지난달 25일부터 서울 삼성동 소재 타다 본사 앞을 시작으로 서울시청, 국토부, 청와대 앞 등에서 릴레이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안씨는 이날 오전 3시17분께 서울시청 광장 서측 인근 도로에서 분신을 시도해 사망했다. 그는 당시 택시를 도로에 세워둔 채 나와 몸에 불을 붙였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병원에 도착 전 이미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안씨의 택시에는 '쏘카'와 '타다' 등 승차공유서비스를 규탄하는 '공유경제로 꼼수 쓰는 불법 타다 OUT'이라는 내용의 스티커가 붙어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승차공유서비스 갈등과 관련한 택시기사의 분신 사건은 지난해 말부터 이날까지 4번째다. 이들은 모두 카카오 카풀 등으로 인해 택시기사 생활이 힘들어졌다는 점을 분신의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12월 10일 택시기사 최우기씨는 국회 앞에 택시를 세운 뒤 분신을 시도해 숨졌다. 이어 올해 1월 9일에는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택시기사 임정남씨가 몸에 스스로 불을 붙여 사망했다.

지난 2월 11일에는 택시기사 김모씨가 국회 앞에서 분신 자살을 시도했다. 김씨의 경우 숨지진 않았고, 안면부에 화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조합원은 약 1만명이다(경찰 추산 3000명). 이들은 "타다는 엄연히 자동차대여사업자임에도 렌터카를 가지고 버젓이 여객운송행위를 하고 있다"며 "타다의 불법성에 대해 방관만 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에 타다의 위법을 강력히 처벌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타다 측이 주장하는 사업의 법률적 근거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 제1호 바목이다.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게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해당 조항의 도입 취지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목적"이라며 "2014년도 개정 당시 정부는 택시업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타다 차량이 11인승임에도 불구하고 주 이용 승객 대부분이 여성승객 또는 나홀로 승객으로 관광산업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택시 유사운송행위와 전혀 다를 바 없어 택시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고 강조했다.

박재욱 VCNC 대표가 '타다 프리미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박재욱 VCNC 대표가 '타다 프리미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택시업계와 승차공유 업계의 불협화음이 이어지면서 이동 서비스 혁신은 오리무중 상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합은 타다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타다 프리미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타다 프리미엄은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준고급 택시 서비스로, 타다 플랫폼의 서비스 기준을 지키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이동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쏘카 타다 측은 "개인택시를 포함해 택시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이 잘 되는 것이고, 쏘카와 타다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 서비스 시장 자체를 키워서 택시기사들의 수익이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라는 입장이다.

또 "새로운 혁신을 바라는 택시기사들이 있지만 기존 서비스에 익숙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한 불안감, 두려움으로 승차공유 서비스를 반대하는 기사들도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데 마냥 대결 구도로만 그려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산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이 있을 때 기존 산업에 있던 사람들의 100% 동의 아래 전환이 이루어진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택시업계와 승차공유 업계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도 사용자들의 수요에 발맞춘 새로운 이동 서비스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있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조합은 "허울 뿐인 상생 협력인 타다의 고급택시 사업을 결사 반대한다"며 "불법 택시 영업을 자행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는 즉시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타다 프리미엄을 언급하고 "택시기사들 중 이동의 기본을 높이는데 동의하는 분들이 은퇴할 때까지 조금 더 나은 수입과 조금 더 편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타다 프리미엄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쏘카·타다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기사들과의 관계를 개선해나간다는 계획이지만 택시기사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합은 이날 집회 이후 청와대는 물론 더불어민주당사, 자유한국당사 등에서도 쏘카와 타다 퇴출을 요구하는 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다음달 20일까지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택시업계는 전국적인 끝장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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