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검찰이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와 삼성 바이오로직스 등을 동시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16일 오전부터 경기 수원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사무실과 송도 삼성 바이오로직스 사무실 등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압수수색 중이다.

이번 압수수색에선 정현호 삼성전자 TF 사장, 김태한 삼성 바이오로직스 사장 등 고위 임원들의 사무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지원TF는 과거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역할을 사실상 대체하는 부서로, 정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수사관 등을 투입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된 자료를 분석한 뒤 정 사장과 김 사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분식회계 과정을 숨기기 위해 삼성그룹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증거인멸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관련자 소환조사와 강제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들을 면밀히 분석한 뒤 본격적으로 그룹 수뇌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했다. 양 상무 등은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 직원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 등에 담겨 있던 자료를 직접 삭제한 것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합병 등 관련 내용을 지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아울러 바이오에피스 재경팀에서 사용하던 회사 공용서버를 통째로 자택에서 보관하고 있던 팀장급 직원을 조사한 뒤 관련 자료를 압수한 바 있다.

아울라 지난 7일 바이오로직스 공장을 압수수색해 숨겨진 서버와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노트북 수십여 대와 다수의 대용량 서버 등 관련 자료들이 공장 바닥 마루 밑에 숨겨져 있는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압수했다.

이어 11일에는 증거인멸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모 상무의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구속 이후 증거인멸과 관련해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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