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인텔 매출 악영향...5G 수급에 차질 전망
미 상무장관 “화웨이 계기로 양국 협상 완화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스트레이트뉴스=윤대우 기자] 미국 상무부가 중국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하기로 한 가운데 화웨이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을 제한할 경우 퀄컴과 인텔 등의 매출뿐만 아니라 전 세계 5G 수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이번 미국 정부의 조치로 퀄컴, 인텔, 오라클 등 미국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하루 만인 이날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 기업과 거래할 때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 만큼 대 중국 수출이 어렵게 되고 이는 미국 주요 반도체 업체의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인 화웨이는 그간 다수 미국 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부품 조달 비용 700억달러(한화 83조원) 중 110억달러(13조원)를 미국 반도체 관련 주요 기업에 지출했다. 화웨이는 퀄컴, 브로드컴과 칩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인텔과 오라클로부터도 기지국 장비나 소프트웨어 등을 받는다. 이같은 거물 업체 외에 미국 내 소규모 업체와도 협력하고 있다.

퀄컴은 매출의 5%를 화웨이로부터 벌어들인다. 16일 뉴욕증시에서 퀄컴의 주가는 4% 폭락했다. 또 다른 공급사인 브로드컴의 주가도 2.3% 하락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한 건물에서 촬영된 화웨이 로고 (사진=뉴시스)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한 건물에서 촬영된 화웨이 로고 (사진=뉴시스)

FT에 따르면 퀄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대표하는 미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C)는 정부 조치에 우려를 제기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는 단순히 인텔과 퀄컴 같은 IT 업체들에게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창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5G의 원활한 생산 수급이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찰리 다이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글로벌 5G에 미치는 부정적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 노키아와 시스코가 어느 정도는 (화웨이 부재의) 격차를 메꿀 수는 있지만, (5G의) 전면적 도입은 느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CNBC는 컨설팅 기업인 유라시아그룹의 기술 정책 전문가 폴 트리올로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나 일상적인 유지보수 및 하드웨어 교체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회사 자체와 전 세계 화웨이 고객사 네트워크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제가 미중 무역협상의 전략적 신호일 뿐 더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상무장관은 양국 협상의 완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지난 15일 화웨이 제재를 발표하기 앞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문제는 미-중 무역협상의 일부가 아니다. 미국이 화웨이를 처벌하고자는 종류의 행동이 양국간 협상으로 완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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