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결에 제2의 사드판 우려…한국은 ‘샌드위치 신세’

LG유플러스5G 네트워크 구축 가속화를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고 6일 밝혔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경포해수욕장 인근의 한 건물에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전파가 잘 도달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5G 네트워크 구축 가속화를 위해 전국에서 성능 점검활동을 전개 중이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스트레이트뉴스=윤대우 기자]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리 정부에 ‘LG유플러스’를 꼭 집어 반 화웨이 보이콧 정책에 동참을 요구한 가운데 '화웨이' 사태가 자칫 제2 사드사태 처럼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 외교부 당국자를 만난자리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꼭 집어 “이통사가 한국 내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완전 아웃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 요구에 일단 “화웨이와 우리 기업 간의 거래에 개입하기 힘들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나타냈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 중국 강공 정책으로 볼 때 과연 우리 정부의 이런 애매한  태도가 얼마나 오래갈지 미지수란 관측이다.

LG유플러스는 이미 화웨이 장비로 5G망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주요 거점에 LG유플러스 로고가 찍힌 화웨이 통신 장비가 설치됐고, 국내 이통사 3위 타이틀 만큼 우리 국민 상당수는 화웨이 통신장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 사용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문제는 우리 정부다. 미국의 눈치와 중국 입장을 고려해야 하고 기업의 자율성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정부는 중국의 눈치를 볼 상황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미국, 유럽만큼 많아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한국 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24.8%를 차지할 정도다.

2017년 '사드 사태' 당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 손실은 상품 수출(10조 원), 관광수입(5조5000억 원) 등을 포함해 16조2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중국이 센카쿠 열도 영토분쟁 때도 일본에 가한 경제보복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비슷한 시기 KDB산업은행이 낸 '사드배치와 한중관계 악화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에서도 약 200억달러(22조4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원칙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사드 사태 당시 안보만큼은 일관성을 보여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영토 문제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했을 당시 베트남과 필리핀은 중국에 대해 강하게 대응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중 사이 샌드위치 신세는 앞으로도 사안에 따라 계속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보다 냉정하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태도를 미-중에 보이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국민들에게 전가 될 것 같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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