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고(故) 염호석씨 사건과 관련해 삼성에 매수된 경찰 전원 수사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고(故) 염호석씨 사건과 관련해 삼성에 매수된 경찰 전원 수사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고(故) 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사건'과 관련해 삼성과 유착 의혹이 있는 경찰들에 대한 전면수사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삼성전자지회는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염호석 열사 시신 탈취 사건은 경찰의 자본유착과 그로 인한 인권침해의 상징"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양산센터 분회장이었던 염씨는 노사 갈등 상황이던 2014년 강원 강릉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초 염씨의 장례는 유언에 따라 노조장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유족 측에서 중간에 가족장을 치르기로 마음을 바꿨고, 이 과정에 삼성 측과 경찰이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지난 14일 조사위는 2014년 5월 17일~20일까지 정보경찰이 유족에게 삼성 측이 원하는 가족장으로 변경을 요구하고 대가를 받는 방식을 권고했으며, 삼성 대신 돈을 전달하는 등 삼성 측 편을 들어 장례 절차에 개입한 것으로 봤다.

이날 삼성전자지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삼성이라는 경제권력이 예외적으로 허용된 무력인 경찰을 사병처럼 사용했다"며 "그런데도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는 수사조차 권고하지 않았고 경찰은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통합지회장은 "현재 기소된 이들은 경찰 (계급상) 하층에 있는 경찰 몇명뿐"이라며 "누가봐도 본청 등 핵심적인 상층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몸통'은 수사도 받지 않고 기소도 안됐다"고 비판했다.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조사위 결과, 삼성의 불법적 행위에는 지방경찰청, 본청 할 것 없이 정말 많은 경찰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 나왔다"며 "삼성의 하수인으로 일해왔던 경찰을 엄중하게 처벌하는 것만이 경찰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지회는 "조사위가 경찰 면피용 생색내기로 사용돼서는 안된다"면서 이 사건 조사에서 지적된 위법·월권 사항에 대해 객관적으로 수사하고 결과에 따라 퇴직자를 포함한 책임·관련자들에 대한 징계·파면 등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승열 부위원장 등은 경찰청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민갑룡 경찰청장의 면담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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