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주년 기획-위기의 소상공인 ①] 문정부, 유통법 전면 개정 나서야
[창간 7주년 기획-위기의 소상공인 ①] 문정부, 유통법 전면 개정 나서야
  • 이호연 선임기자 (leehoyon84@daum.net)
  • 승인 2019.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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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나라발전'의 초석, 소상공인 위한 포용·혁신 경제 구현의 첫 걸음

[스트레이트뉴스=이호연 선임기자] 포용 성장과 혁신 경제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이 지났으나 중소 상공인 정책에 과거 정권과 큰 틀에 차별화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커가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의 의미를 십분 살리는 유통법을 전면 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초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취임 이후 왕성한 활동을 한 것처럼 언론에 회자됐지만 중소상공인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큰 틀을 바꾸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 단위로의 승격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났다. 박 장관은 취임 후 ‘상생협력이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갈 길이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주장했고, ‘문재인정부 들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킨 이유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경제의 주체란 것을 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기 때문에 상생관련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중소벤처기업부와는 엇박자가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중소ㆍ벤처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포용적 성장과 중·대기업 상생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중소ㆍ벤처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포용적 성장과 중·대기업 상생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청 시절에는 중소상공인 권익향상을 위해 법률을 개정하려해도 법안 발의 권한이 없어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를 통할 수밖에 없었다. 중기청 시절에는 산업통상자원부 눈치를 봐야 했지만, 이제 중소벤처기업부는 법안 발의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당하게 권한을 행사해야 마땅할 것이다.

유통산업발전법 제정 '허점 투성'

1997년 국회는 유통법을 개정해 대규모 점포 등의 개설을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당시 국회 속기록을 찾아보면, 관련 법안소위에서 단 한마디의 토론도 없이 정부 원안대로 처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당시 정부는 WTO 가입을 하려면 유통시장 개방과 대형마트의 도심권 진입을 허용해야만 할 의무인 것처럼 주장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우리가 대형마트 등록제를 도입하던 해인 1997년 프랑스는 라파랭법을 제정해 대형마트 개점을 허가제로 유지하고 있었고, 독일은 10% 가이드 라인을 통해 대형마트의 구도심권 진입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대다수의 선진국들은 기존 소상공인 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를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우리 경제가 '상생과 공존'을 바탕으로 체질개선을 해야 4~5만 달러의 튼튼한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며"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이 강한 나라를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 중이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우리 경제가 '상생과 공존'을 바탕으로 체질개선을 해야 4~5만 달러의 튼튼한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며"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이 강한 나라를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 중이다.

정부 관료들이 당시 선진국 사례를 모르고 이런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면 무능했던 것이고, 알고서도 숨겼다면 대국민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언제나 민생을 앞세우고 있지만, 정작 수백만 중소상공인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법안에 대해 단 한마디 논의도 없이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켰다는 점은 무책임의 극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는 2006년 상생법을 제정했었지만, 대규모 점포 등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투를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무참하게 무너져 갔고, 그런 현상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큰 틀서 개정해야

첫째,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대형마트의 개점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도 바꾸어야 할 것이다. 대다수 선진국의 경우, 중소 유통업자들과의 경쟁을 고려해 도심권으로의 진출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어 도심 외곽지에 자리를 잡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문재인 정부는 복합쇼핑몰은 물론 이케아 등의 변종 대형판매시설 등의 영업개시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기 위해 유통법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기울기는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다.

둘째, 대형마트의 품목 및 포장단위 판매를 제한하기 위한 법률개정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9대 국회 회기 중인 2013년에 대형마트 판매품목을 제한하는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고, 서울시는 2013년 3월 대형마트 등에서의 배추 및 두부 등 51개 판매제한 품목을 발표한 바 있지만 아무런 결과도 도출해 내지 못했다.

대다수 선진국들의 경우, 중소 수퍼마켓이 판매하는 포장단위는 대형마트가 취급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소수퍼마켓에서 라면 5개 단위 포장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면 대형마트는 해당 포장단위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셋째, 유통법에 기형적으로 규정돼 있는 중소상공인과의 상생협력 관련 조항들은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거나 상생법으로 이관시켜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법률이 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유통법 내에 포함돼 있는 관련 법조항들은 다음과 같다.

 

●제7조의5 :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제8조 : 대규모 점포 등의 개설등록 및 변경등록,

●제11조 :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 취소,

●12조의2 :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

●제17조의2 :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에 대한 지원,

●제18조 : 상점가진흥조합,

●제36조 : 유통분쟁조정위원회

상생경제의 첫 걸음은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벌써 10여 년 전에 종적을 감춘 수퍼마켓박람회가 일본에서는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과거 정부가 그 동안 중소 유통상인 권익보호에 얼마나 소홀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일 것이다.

유통시장 개방 당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적정 대형마트 수를 100~200개라는 주장을 했었다. 하지만, 이미 대형마트는 500개를 넘어섰다. 대형마트 한 개의 연간 매출액은 수 천 억 원에 달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본디 중소상공인들의 몫이었다.

이것도 모자라 재벌 유통기업들은 기업형 수퍼마켓(SSM) 또는 상품공급점 등 변종 업태를 개발해 골목상권의 씨를 말리고 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수백만 상인들 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올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상생경제를 주장하고 있다. 큰 틀에서 유통법 전면 개정을 통해 운동장 기울기를 바로 잡는 것은 상생경제의 첫 걸음일 것이다.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체질 개선, 그리고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이 강한 나라'가 대한민국의 미래임을 천명한 정부의 언행일치는 중소 상공인의 초미 관심사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에 귀추가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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