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킨텍스 여행 박람회를 돌아보면서

[스트레이트뉴스=박태순 기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구름, 나무와 숲 만 봐도 마음이 울렁거린다. 더욱이 우연히 올려다 본 하늘에 하얀 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면 ‘닥치고 Go !’라는 말이 그토록 매혹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다.

떠나고픈 마음으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여행 박람회를 가봤다. 하나투어가 주체하는 여행박람회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국내외 관광업체들이 900개의 부스를 차리고 여행객을 맞았다.

개막식에는 필리핀 관광부 ‘베르나 에스머랄다’ 차관보와 각 참가국 대사들을 비롯해서 세계 각지의 주요 여행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3회째를 맞이한 하나투어 여행박람회는 이제 대한민국의 대표적이 여행박람회로 자리 잡았다.

김국진 하나투어 대표이사는 개막식 축사에서 ‘고객들이 박람회를 통해 더욱 알맞게 여행을 선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은 패키지 여행상품을 정가 대비 최대 78%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박람회 기간 동안 역사, 미술, 음악, 트레킹 등 다양한 분야의 셀럽들이 인문학 여행을 주제고 강연을 했고, 참여 국가들의 전통 문화행사와 쇼 공연도 있었다.

우리의 관광 산업도 이제 체질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2016년 7월 한반도의 사드(THAAD) 배치로 한·중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중국정부는 한한령을 내렸다. 이에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급감하여 중국인 입국자가 2017년에는 1207만 명 정도로 줄어들면서 국내 관광산업이 큰 위기에 직면하였다. 관광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정세변화가 우리 관광산업을 좌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서 관광산업의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킨텍스, 2019 하나투어 여행 박람회 광경
킨텍스, 2019 하나투어 여행 박람회 광경

마이스(MICE, 전시컨벤션관광) 산업은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스는 각종 국제회의나 전시회, 행사를 중심으로 한 문화관광 산업의 일종으로 도시 브랜드를 향상시키고 일자리 창출, 부가가치 유발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데 기여한다. 또한 마이스에 참가하는 고소득층 비즈니스 관광객은 소비 지출액이 일반 관광객보다 약 1.8배 많다. 이에 따라 고용창출, 연계 산업 국제화, 해당 도시의 구전마케팅 등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여행 박람회는 여행 산업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 관광산업의 영역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요즘은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 여행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면서 관광 서비스는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되는 추세이다. 여행객들은 자신들의 재정능력, 취향, 그리고 경험에 대한 욕구에 따라서 일정을 짜고 선택적으로 경비를 지출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행 박람회가 효용성을 높이고, 마이스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새롭게 생각할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다. 김명섭 서울시 관광협회 회장은 ‘박람회가 이벤트나 대기업에 특화된 행사 및 홍보 차원을 넘어서 대국민 관광정보제공과 여행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돼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수도권 중심을 벗어나 지역의 여행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더 나아가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해 제대로 된 "대한민국 여행박람회"로 발전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여행 안내 부스
에스토니아 여행 안내 부스

이번 박람회는 일본과 베트남을 비롯해서 아시아 국가들의 부스가 강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여행 취향을 가늠할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남태평양 국가들과 북유럽의 에스토니아와 같이 우리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나 관광지들을 소개하는 부스들이 곳곳에 차려져 있었다.

여행객들의 욕구들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험심이 점점 더 일반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째든 올 여름 휴가 동안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여행객에게는 현장감 있는 정보를 얻고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박람회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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