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연 칼럼] 삼성, 재벌 저승사자 윤석열 총장지명에 초긴장
[이호연 칼럼] 삼성, 재벌 저승사자 윤석열 총장지명에 초긴장
  • 이호연 선임기자 (leehoyon84@daum.net)
  • 승인 2019.06.1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물산 합병, JY 경영권 승계의 핵심 고리
-윤 총장 내정자, 삼성 등 재계 수사 박차 예정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에 재벌도 예외 아냐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DSR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월 30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DSR에서 여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영접했다.

[스트레이트뉴스=이호연 선임기자] 삼성과 현대차 등 그룹의 저승사자로 불리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차기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재계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와 삼성물산의 합병과 관련한 중앙지검 특수부의 수사가 마무리 국면으로, 법조계는 삼성의 경영 승계 과정에서의 부정의혹에 대한 수사가 최종 이재용 부회장을 겨누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앞서 삼성전자 재경팀 이 모 부사장을 추가로 구속, 이재용 부회장의 앞날은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초긴장상태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회계부정 관련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는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됐고, 사안이 중대하며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부사장과 함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안 모 부사장은 가담경위와 역할, 관여 정도, 관련 증거 수집 상황 등을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봤다.

이·안 부사장은 모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안 부사장은 인수·합병(M&A)을, 그리고, 이 부사장은 자금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까지 구속된 인물들에 대한 구속사유는 증거인멸을 지시를 했거나, 증거인멸을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만간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을 소환 조사한 뒤, 본격적으로 이재용 부회장과의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 제로섬 합병거래 과정서 막대한 부당이득

참여연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합병비율을 산정함으로써 자신은 최대 3조6천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했고, 국민연금은 최대 6,033억 원의 손실을 봤다.

일반적으로 회사 간 합병에서 합병 당사회사의 경영진들은 합병비율을 자사에 유리하게 추산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다. 회사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구성원들은 주주의 대리인으로서 자신에게 경영관리를 위임한 주주들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세력에 힘에 의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제일모직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면, 제일모직의 주주들은 이익을 봤지만 삼성물산의 주주들은 손해를 입게 된 것이다.

합병을 통한 부의 가치는 제로섬게임이다. 합병과정에서 일방 기업의 주주들이 취한 이득액은 합병 관련 다른 기업의 주주들의 손실액과 같다. 가장 이득을 본 당사자는 물론 이재용 부회장이다. 제일모직의 소액주주들은 우연한 이득(Wind-fall Profit)을 본 것이다. 삼성물산 주주 중 가장 큰 손해를 입은 주주는 국민연금이고 기타 소액주주들도 억울하게 손해를 본 것이다.

부당한 합병비율 산정과 관련해 기업가치를 부당하게 평가한 회계법인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지만, 부당한 거래가 성사되도록 지휘한 삼성 측 인물들도 중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누구에게 죄를 물을 것인가?

삼성과 현대차 등 그룹의 저승사자로 불리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차기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재계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등 그룹의 저승사자로 불리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차기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재계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형법 제 355조 제2항(업무상 횡령, 배임)에,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리고, 형법 제31조(교사범) 제 1항에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제1항 제1호에, ‘업무상 횡령·배임으로 발생한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취한 부당이득과 관련해 사선에 개입한 인물들의 범죄여부에 대한 판단은 검찰과 법원이 판단할 몫이다. 그러나 제도와 법의 테두리, 아니 상식에서 볼 때 잘못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재용 부회장, 업무상 배임죄 벗어가기 어려워 

먼저, 아재용 부회장의 위법성 여부를 들여다보자.

삼성전자 TF 소속 이·안 부사장, 그리고, 정사장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범죄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발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부당 이득 확보를 위해 백방의 노력을 기울였을까?

만약 그랬다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공연히 오지랖 넓게 뛰어 다녔을 리는 없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 판단일 것이다.따라서,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이 보고를 받았거나 지시를 한 증거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증거가 드러난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업무상 배임관련 교사 혐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둘째, 삼성전자 TF 소속 이·안 부사장, 그리고, 정사장은 무엇을 잘못했나? 이들은 모두 삼성전자 소속으로, 삼성전자 모든 주주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를 다해야 마땅할 것이다. 만약, 특정 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부당이득 확보를 위해 행동했다면,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될 것이다.

셋째, 국민연금 관계자들은 합병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이익극대화 편에 섰기 때문에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연금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노후재산이다. 특정인의 이익확보에 국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눈에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반대편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에 이 역시 업무상 배임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합병 주주총회에 찬성의견 제시에 관여한 실무자들도 공범으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삼성물산 관계자들은 무슨 죄가 있나? 삼성물산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구성원, 그리고, 회계실무자들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삼성전자 TF가 직접 개입했다고 하더라도, 삼성물산 주주들의 손실을 관망했다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삼성물산합병 수사, 재벌 공화국 종식 서곡이어야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재벌들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재벌 소속 구조조정본부, 비서실 또는 종합조정실 등의 명칭으로 자리 잡고 있는 조직 구성원들이 하는 일은 대부분 재벌 총수의 이익과 직결돼 있다.

재벌들은 신입사원 연수 때부터 기업가치 극대화 보다는 기업 총수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자체가 배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잘못된 관행이 만연해 있는 것이다.

그룹 총수 인척들이 설립한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는 분명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모든 재벌기업들은 이런 불법을 임직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이고, 삼성그룹의 삼성SDS이다. 이들 기업이 단시일 내에 막대한 매출과 이익을 창출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이면에는 발주기업에게 손해를 안겨 준 것이다. 이런 부당거래를 용인한 발주기업의 경영진들은 분명 업무상 배임행위라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급여는 특정회사에서 받으면서, 재벌총수 개인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일하는 것은 분명 범죄다. 하지만, 여태까지 ‘법 따로 적용 따로’식의 폐해가 반복돼 왔다. 분명히 청산돼야 할 적폐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단죄가 되질 않은 것이다. 이번 사건이 재벌기업들의 고질적 병폐를 단절하는 계기로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사람을 위해 충성하지 않는다." 윤 차기 총장의 일갈이다. 그 '사람'에는 재벌 총수도 예외일 수 없음을 윤총장이 몸소 보여주기를 국민은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