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사드’ 꺼내자 문 대통령 ‘비핵화 선행’ 응수
미-중 갈등 관련 문 대통령 “양국 모두 중요 1국 선택 않기를”
문 대통령 ‘미세먼지 해결’ 말하자 시 주석 ‘10배 노력’ 공방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일본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일본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트레이트뉴스=윤대우 기자] 7개월 만에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이 예전처럼 호쾌한 자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40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양국 정상은 ‘사드문제’ ‘미-중 무역전쟁’ ‘미세먼지’ 등 민감한 사안을 회담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서 서로 뼈있는 공방이 오고 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할 말’을 하면서 과거보다 한 수 세게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일본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사드 문제를 먼저 언급하며 "해결 방안들이 검토되길 바란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오사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바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평화와 직결된 북한 비핵화 문제가 해결돼야만 그 연장선상에서 사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양국 정상은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이) 화웨이 문제를 콕 집어서 말하진 않았다"며 "5G에 대해 시 주석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고 문 대통령은 청취했다. 특별한 답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은 한국에 있어서 1, 2위 교역국으로 모두 중요하다.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기를 바란다"며 "(무역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양국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양 국민 모두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양 정부가 함께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앞선 경험과 기술이 있는 만큼 미세먼지 해결에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한국과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현재 중국은 환경보호에 대해 10배의 노력을 기울고 있다"며 "적극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충칭의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독립사적지 복원을 위해 기울인 중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사의를 표했고, 시 주석은 가능한 앞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군 유해송환과 관련 문 대통령은 "화살머리 유해발굴이 진행중인데 중국군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유품이 발견되고 있다며 확인되는대로 각별한 예우를 다해 송환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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