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의 번개팅 제안 트윗이 새로운 역사를 열어
-유치, 경박, 허풍의 트럼프 트윗에 세상이 울고 웃어
-트럼프 트윗의 4가지 전술 : 프레임 선점형, 분산형, 방향전환형, 떠보기형
-리얼리티 쇼는 성공적이나 '해피앤딩' 향한 실전 무대는 지금부터

관행과 의전을 깨는 트럼프 식 주관주의 정치

지난 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계 유일한 패권국인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의 트윗이 핵폭탄 단추에서 비핵화를 앞당기는 평화의 단추로, 세기의 역사를 새로 연 데 따른다.

29일 오전 7시 51분(오사카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고 싶다는 한 줄의 트윗을 남겼다. "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 글을 본다면 국경지대인 DMZ에서 그와 만나 악수하며 인사라도 나누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이 독백과 같은 번개미팅 제안에 김 위원장이 화답했다.

정전협정 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양 정상이 만났고, 북핵문제 협상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는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일이 일어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시시때때로 세계를 들었다 놨다 한다.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눈을 돌려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막 핵전쟁이 일어날 듯이 북미 간 최고조로 긴장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핵 단추 이야기를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방금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고 말했다지. 피폐하고 식량난에 허덕이는 그 정권에 누군가가 좀 알려주지, 나도 핵 단추가 있는데, 훨씬 더 크고 더 강력할 뿐 아니라, 내 단추는 실제로 작동한다고!”를 트윗에 올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의 회동을 이끌어내면서 한반도 평화협상의 재개에 물꼬를 열었다. @청와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의 회동을 이끌어내면서 한반도 평화협상의 재개에 물꼬를 열었다. @청와대

지난 5월 초 미・중간의 무역 분쟁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3천 250억 달러 추가 상품에 대해 25%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을 트윗에 올렸다. 마치 아이들 말싸움과 같은 이야기 같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지는 말 같기도 한 그의 트윗은 실제로는 강력한 상징적 파워를 만들어 내면서 상대방과 세계인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하기도 웃기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정치는 기존의 관행과 의전을 깨면서 새로운 정치 문법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의 표현에는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나 교양, 공적 언어로서의 신뢰감이 묻어나오지 않는다. 어찌보면 유치하고, 얄팍하며, 경박하기도 하고 허풍이 강하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의 허를 찌르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파상공격을 하는 듯 트윗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올리고 관철시키고 있다. 그의 행동은 외교 문서를 보내고 의전을 합의하고, 의사결정 방식을 결정하는 등의 정부나 국가 기관의 거버넌스 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듯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 김정은 국방위원장에게 번개팅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 김정은 국방위원장에게 번개팅 제안

정치적 핵무기가 된 트럼프의 트윗

즉흥적이고 돌발적인 자신의 감성과 생각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트윗은 전세계 동시 전달의 속도성과 탈 시·공간적 특성으로 인해 기존 전통적 미디어들을 뛰어넘어 한 국가 뿐 만 아니라 전 세계 개개인에까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는 6,158만7,682명의 팔로워 수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 정치, 경제, 사회 리더들이 다 팔로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관계망(SNS)은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이 동시에 작용하는 미디어이다. 전화의 특성과 텔레비전의 특성을 동시에 갖춘 미디어의 특성으로 인해 개인의 사적 생각과 공적인 의견이 서로 넘나드는 소통체계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미디어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면서 공적 소통 만에 익숙한 자신의 정치 상대들의 전열을 흐트러뜨리거나 당혹감을 주고 자신의 전략 프레임 안으로 끌어들인다. 어찌 보면 그만큼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면서 개인 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정치인도 드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UC 버클리대학 명예교수인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술적으로 이용하는 트윗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레이코프 교수는 프레임 선점형 트윗, 분산형 트윗, 방향전환형 트윗 그리고 떠보기형 트윗으로 구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미디어를 지배하는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아이디어를 먼저 제시하여 자신의 프레임 속에 가두어 버리는 전술을 쓰거나(선점형), 실제 이슈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는 전술(분산형), 여론의 관심을 돌려버려 상대 메신저를 공격하는 전술(방향전환형), 대중의 반응을 슬쩍 떠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전술(떠보기형) 등을 쓰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퍼트리고 전쟁에서 승전가를 울린다.

레이코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우리의 미디어와 정신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형식적이고 일방적이며, 지시적인 동시에 관료주의적이기 까지 한 전통 미디어에 식상한 대중에게는 마치 약간 불량한 이웃집 아저씨의 이야기처럼 친밀하게 다가오는 트럼프의 트윗에 매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오지 레이코프 교수의 트윗 - 트럼프 대통령 트윗의 4가지 전술을 제시함
조오지 레이코프 교수의 트윗 - 트럼프 대통령 트윗의 4가지 전술을 제시함

트럼프의 트윗은 이제 전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온라인 핵폭탄이 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 김정은 위원장과의 번개팅은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한 트윗의 위력을 보여주었으며, 오프라인의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의 트윗은 탈권위주의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내용은 대통령 권력을 사유화 시키면서 권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치 행위의 연성화, 대중주의, 이미지화 등 다양한 비판이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디지털을 시대적 요구에 맞게 가장 잘 활용하는 정치인임은 분명하다.

트럼프의 트윗은 지구촌 소셜네트워크에게 던지는 최강의 정치 화술이면서 그의 트윗은 트럼프를 세계 최정상의 미디어로 만들어 간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대북 외교 평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지구의 끝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폭스뉴스, 터커 칼슨)

 

“평소라면 준비하는 데 몇 달이나 걸렸을 만남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트윗으로 이뤄졌다며 38선 위는 '적의 영토'(enemy territory)였고,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이 이 문턱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BBC)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을 위한 대화를 재개하며 판문점에서 악수하는 장면은 역사적인 사진 촬영 기회였다"(AP통신)

 

“짧은 만남이었고 공식적인 협상도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우호 관계를 과시함으로써 교착 상태를 깨고 협상을 위한 길을 여는 도박을 감행했다.”(뉴욕타임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은둔의 왕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과 드라마를 만드는 감각이 조화를 이뤄 만들어냈다.”(CNN)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리얼리티 쇼는 그의 트위터를 통해서 지속 될 것이다. 전통 미디어들은 그의 트윗을 열정적으로 비판하면서도 따라가기 바쁠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인 빅터 차는 DMZ 회동을 리얼리티 TV쇼라고 평가하면서 이 상황이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화려한 행사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리얼리티 TV쇼는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역사의 드라마는 이제부터다. 한반도의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이라는 해피앤딩은 각본없는 드라마다. 북의 체재보장과 비핵화 등의 대립과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극적 전개다.

트럼프의 트윗 쇼가 자신의 차기 대선을 위한 이미지 전술에만 머물지 않고, 디지털 융합 미디어 시대를 주도하는 우리 한국인과 세계인들에게 보다 긍정적인 감동과 변화를 주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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