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눈물②] "일하면 할수록 가난" 보호장치는 '유통법 개정'
[소상공인의 눈물②] "일하면 할수록 가난" 보호장치는 '유통법 개정'
  • 이호연 선임기자 (leehoyon84@daum.net)
  • 승인 2019.07.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중소기업벤처부, 유통법 개정 주도해야
- 제3의 전문기관 상권영향평가서 작성을

[스트레이트뉴스=이호연 선임기자] 하남시 덕풍시장을 비롯한 7개 소상공인 단체는 두 차례에 걸쳐 1천여 명이 모여 코스트코 하남 입점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땡 빛 아래서 하남시청 앞과 코스트코 매장 앞에서 7개 단체가 매일 릴레이 상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코스트코가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 등이 엉터리임에도 불구하고, 하남시청이 이를 부당하게 용인해 코스트코 입점을 졸속으로 허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2016년 11월 30일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했고, 하남시는 산업연구원에 코스트코가 제출한 서류에 대한 조사 및 검토 용역을 발주해 2017년 6월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한마디로 코스트코가 하남시에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는 엉터리다. 법에 규정된 최소한의 요건조차 준수하지 않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하남시는 유통법 제8조 제2항에 규정돼 있는 30일 이내 보완요청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불만 제기에 하남시는 관련 공무원들 징계선에서 봉합, 정작 중요한 지역소상공인들에 대한 피해보전 대책마련에는 팔짱을 끼고 있다.

또한, 하남시가 전문기관인 산업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코스트코의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에 대한 검토 용역보고서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현행법에 따라 대규모점포 개설자가 상권영향평가서 등을 작성해 지자체에 제출하는 것은 신뢰성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또한, 상권영향평가의 대상도 일부 소매업으로 한정돼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돼 왔다.

국회가 이의 문제를 인식, 이현재 의원은 제3의 전문기관이 상권영향평가서 등을 작성하도록 하고, 업종도 음식점 등의 다수업종으로 확대시키는 법안을 발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소상공인의 청와대 모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소상공인의 청와대 모임 @청와대

하남시 코스트코 사례를 중심으로 산자위 법안 소위원회의 법안 축조심사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이슈들을 짚어보기로 하자.

첫째, 지자체의 주기적 소상공인 실질조사통계를 긴요하다.

현행법에 코스트코가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 등이나, 산업연구원이 제출한 검토보고서는 엉터리다. 통계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통계의 부실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통계청에 의지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지자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전국의 지자체는 실지조사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 기본정보 등과 관련해 소상공인 관련 세밀한 통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 중소벤처기업부가 상권영향평가서의 모범답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규모점포 등이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는 물론이고, 산업연구원의 검토보고서는 문제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영업 손실을 추정하기 위해 수 년 전 사업자 통계자료를 활용하거나, 특정 카드사 정보만으로 전체 매출을 추정하는 근거로 활용한다.

소매업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을 적용해 다양한 소상공인들의 영업 손실을 추정하거나, 전통시장 등에서의 현금매출 추정을 누락하는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어떤 경우는 타 지역 사례를 빌어, 대형마트 입점 몇 년 후 오히려 특정 슈퍼마켓 매출이 늘어났다는 등의 지극히 비현실적인 가정을 적용해 오히려 대형마트 입점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상식 밖이다.

이제 중소벤처기업부가 나서야 한다. 중기부는 모범답안을 제시해 상권영향평가서 등이 제대로 작성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FTA체결로 인한 농어민 피해예상과 관련해 국책연구기관들이 작성해 제출한 피해영향보고서를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FTA체결 10년 후 피해 예상금액과 사라질 일자리 수까지 예측한 수준 정도의 정밀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셋째, 상권영향평가서 심의 때는 중기부 추천 유통전문가 필히 참여해야 한다.

유통법 제8조 제2항에, 지자체장은 제출받은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가 미진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제출받은 날부터 30일 내에 그 사유를 명시하여 보완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은 제출받은 상권영향평가서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미진한지의 여부를 판단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자체는 유통법에 따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등을 통해 의견을 청취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참여한 위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문제가 있어 실효성을 확보하기 힘든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자유한국당 등 국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영선 의원의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박 장관이 임명취지를 받들어 소신과 능력을 보여줄 것을 소상공인은 기대한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자유한국당 등 국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영선 의원의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박 장관이 임명취지를 받들어 소신과 능력을 보여줄 것을 소상공인은 기대한다. @청와대

수많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심도 있는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넷째, 피해 업종에 추가와 업종 반경 확대해야 한다.

대형마트 입점 시 지역 중소유통업자들도 피해를 보게 되지만, 수퍼마켓에 두부나 콩나물을 제조해 납품하거나, 공산품을 공급하던 대리점 및 가구제조업 등의 업종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에 대상 업종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대형마트 내방 고객들은 주말에 승용차를 이용해 쇼핑을 하고, 세탁물을 맡기고, 식사를 하고, 하루 종일 오락을 즐기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2014년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의 상권 영향 범위가 5∼1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일반 중소상공인업종의 경우 피해 반경 범위를 10㎞로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지역 상권에 먹거리 등을 공급하는 소공인의 경우 피해반경 범위를 대폭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다섯째, 지역 소상공인 피해예상금액의 지역협력계획서 반영 의무화가 긴요하다.

상권영향평가서에 피해 예상금액이 산정되었는데, 이와 관련된 피해보전대책이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무용지물일 것이다.

따라서 대형마트 입점으로 인해 지역소상공인들의 피해예상금액이 산정되었으면, 이를 해소시킬 수 있는 피해보전 대책이 지역협력계획서에 구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화 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상생 법에 규정된 사업조정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FAT 체결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될 농어민이나 중소상공인에 대한 피해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적절한 피해보전 절차를 진행하도록 관련법에 규정된 내용을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다.

하남의 소상공인의 코스트코 입점 반대 시위는 작열하는 태양에서도 멈춤이 없다. 유통법 개정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보전하고 상생협력과 포용성장의 최소한의 장치다.

가난은 임금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현재 소상공인의 가난은 손을 쓸 수 없는 가난이 아니다. 일자리가 없어 가난한 게 아니라 일하면 일할수록 가난이다. 그래서 더 비참하다.


주목도가 높은 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