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무역분쟁 본질은 하나부터 열까지 북한?
한일 무역분쟁 본질은 하나부터 열까지 북한?
  • 고우현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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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구 시내 한 대형 일식집 외관에 일본 주류판매를 중단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일식집 대표는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조처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대응수위가 낮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을 강력하게 규탄하고자 현수막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8일 대구 시내 한 대형 일식집 외관에 일본 주류판매를 중단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일식집 대표는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조처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대응수위가 낮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을 강력하게 규탄하고자 현수막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의 이유로 '안보위협론'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오는 12일 도쿄에서 개최를 조율하고 있는 양국 실무협의에서도 일본 측 규제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데에만 집중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10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측은 수출규제 강화가 정당한 무역관리의 일환이라고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측은 규제조치 철회를 재차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사히신문도 일본 측이 대화에는 응하지만 '정식 협의'가 아니라 실무급에서 규제 내용을 설명하는 장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NHK는 수출규제 배경에 "한국 측의 무역관리 체제가 불충분해서 이대로라면 화학무기 등에도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자가 한국으로부터 다른 국가로 넘어갈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있었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이유로 "안보상 부적절한 사례가 복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이 수출규제 배경으로 연일 '안보위협'을 거론한 것은 한국의 WTO 제소 가능성에 대비해 명분을 쌓는 한편, 유엔의 제재대상인 북한을 끌어들여 미국이 한일 갈등의 중재자로 나서는 것을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9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상품 무역 이사회에서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비판하면서 WTO 자유 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피력했다.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이날 마지막 안건으로 올라온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진 경제 보복’이라는 점을 다른 회원국에 설명하고 일본 측에는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상품무역 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애초 안건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8일 추가 의제로 긴급 상정할 필요성을 의장에게 설명하고 의장이 이를 수용하면서 의제로 올라온 것으로 전해진다.

상품무역 이사회는 통상 실무를 담당하는 참사관급이 참석하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9일 회의에는 백 대사가 직접 참석했다.

백 대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이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강조한 직후 이러한 조치를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일본에 이번 조치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조속한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일본이 수출규제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신뢰 훼손'과 '부적절한 상황'이 현재 WTO 규범상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도 주장했다.

나아가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국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도 일본 기업은 물론 전 세계 전자제품 시장에 부정적 효과를 줄 수 있고, 자유무역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 점도 회원국들에 강조했다.

NHK에 따르면 백 대사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한국뿐으로, WTO 규정에 반한다"며 "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주장했던 것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교토통신도 백 대사는 일본의 조치가 "무역을 왜곡하는 조치"라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가 긴급 의제로 상정되자 일본 측에서도 이날 회의에 이하라 준이치(伊原 純一) 주제네바 일본대표부 대사가 참석했다.

일본은 TV·스마트폰 액정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부품인 리지스트와 고순도불화 수소(에칭 가스) 등 3가지 품목을 4일부터 포괄적 수출허가 대상에서 개별 수출허가 대상으로 변경했다. 이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일본 기업이 한국에 이 품목들을 수출하려면 계약마다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일본의 조치는 수출규제 효과를 갖게 된다. WTO 분쟁에 적용되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1994) 제11조는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수출·수입 때 수량 제한을 금지한다.

이하라 준이치 대사는 이에 대해 일본 정부의 조치가 수출규제가 아니며, 안보와 관련된 일본 수출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한국에 그동안 적용했던 간소한 절차를 원상복구 한 것으로, 이런 조치가 WTO 규범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23∼24일 예정된 WTO 일반 이사회에서도 일본 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다시 설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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