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눈물④] 유통 공룡의 은밀한 뒷돈 매수"모르쇠 할 것인가?"
[소상공인의 눈물④] 유통 공룡의 은밀한 뒷돈 매수"모르쇠 할 것인가?"
  • 이호연 선임기자 (leehoyon84@daum.net)
  • 승인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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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협력과 포용 성장 차원서 유통법 개정해야

[스트레이트뉴스=이호연 선임기자] 유통 대기업들이 전국에 대규모 점포 개설을 관철시키기 위해 특정 소상인단체에게 비밀리에 금품을 제공하는 등 불법 뒷돈 거래를 자행,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생계 보전 등 사업조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 주요 대형마트들은 해마다 수 백 억 원에서 수 천 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두며 지역 상권을 장악중이다. 이중 상당부분은 원래 지역 소상공인들의 몫이었지만, 대형마트 등에게 빼앗긴 것이다. 유통 법에 규정된 대형마트에 대한 각종 규제 또는 상생 법에 규정된 사업조정절차 등은 대형마트의 지역상권 침투로 피해를 입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들이다. 이들 법 규정들의 근본정신은 대형마트의 권리를 제한하고, 지역 소상공인들의 피해 보전을 위한 것이다.

대형 유통점포의 개설 전 특정 단체와 뒷돈 거래는 상생 법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상생 법에 따르면 사업조정 과정에서 정부에 등록된 단체가 우선적으로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런 점을 노려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마트가 등록 신청을 한 경우, 지역 협동조합이나 사단법인 자격으로 사업조정 당사자로 나서면서 유통 대기업과 거액의 뒷돈을 받는다.

몇 해 전 국회 속기록을 살펴보면, 중기청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사업조정과정에서 은밀한 금전수수행위가 있었다면, 이는 매수 죄에 해당된다는 답변을 한 바 있다. 상생 법 시행 이후 자율조정이란 명목으로 100개가 넘는 사업조정건이 종료되었는데, 그 이면에는 불법적인 자금 수수현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적 자금유용으로 특정 단체 대표들이 구속되는 사례들이 언론매체를 타기도 했다.

대규모점포 등의 등록과 관련해 특정 단체에게만 금품 등이 제공돼 상생정신을 무력화시키는 현상은 근절돼야 할 것이다. 이런 사례를 방치한다면, 대형마트 등의 등록제도의 취지가 왜곡되고 결과적으로 지역협력계획서의 실효성도 무색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유통 대기업들이 전국에 대규모 점포 개설을 관철시키기 위해 특정 소상인단체에게 비밀리에 금품을 제공하는 등 불법 뒷돈 거래를 자행,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생계 보전 등 사업조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이 전국에 대규모 점포 개설을 관철시키기 위해 특정 소상인단체에게 비밀리에 금품을 제공하는 등 불법 뒷돈 거래를 자행,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생계 보전 등 사업조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문제는 이들 사업조정을 주도하는 지역 단체가 해당 지역 소상공인 전체의 권익 보호를 위한 대표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은 생업에 바빠 정부에 등록된 단체를 구성할 여력조차 없다. 결국 피해당사자인 대다수의 지역 소상공인들은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하고, 엉뚱한 특정 단체나 개인만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김종민 의원이 발의한 유통법 개정안에는, 대규모점포 등을 개설등록 또는 변경등록하려는 자는 대규모점포 등의 등록과 관련하여 중소유통기업 및 이해관계자에게 지역협력계획서에 포함된 내용 이외의 금품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하여서는 안 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산자위의 법안 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유통법안의 축조심사 과정에서 유통 대기업이 특정 소상공인 단체를 매수, 음성적으로 거래하는 부패 고리를 차단하는 다음과 같은 보완 장치는 분명 마련돼야 할 것이다.

첫째, 법정단체들이 대형마트와 지역 소상공인과의 분쟁에 나서야 한다.

상당수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와 관련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전쟁은 처절하다. 전국적으로 이런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곳은 한 두 곳이 아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힘써야할 법정단체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고 있다.

현행법상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써야 할 법정단체는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그리고, 전통시장 상인연합회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단체들은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으면서도 지역의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 반대 움직임에는 팔
짱을 끼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중소기업중앙회는 수 십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중소기업 권익옹호 단체이다. 소상공인도 중소기업기본법 또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중소기업에 해당된다. 하지만, 중앙회의 주요 임원은 대부분 비교적 일정 규모이상의 기업 오너들이 차지하고 있어, 지역의 영세 소상공인들의 어렵고 힘든 사정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또한, 중기중앙회는 광역자치단체별로 지역본부 조직을 갖추고 있지만, 인력부족 등 때문에 기초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대형마트 이슈에 깊게 관여하기 힘든 실정이다.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소상공인연합회는 지역 소상공인 단체는 가입할 자격이 없고, 전국단체로 구성된 단체만이 정회원 가입자격이 있다. 하지만, 지역 대다수 업종의 소상공인들은 거의 대부분 지역밀착형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 단위 단체를 구성해야할 필요성이 없다. 현재 소상공인연합회의 이사회 구성원 대다수는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업종 대표로 구성돼있어,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 관련 이슈에 소극일 수밖에 없다.

이럼 점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법에는 지회설치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지회장의 임기는 1년이고, 연합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할 권한은 없으면서 연합회로부터 관리 감독은 받아야 한다. 또한, 소상공인연합회로부터 제공받는 혜택도 미미하기 때문에 상당수 지역의 지회장 자리는 공석 상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지회장들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권익 제고 활동에는 큰 관심이 없고 형식상 지회장 명함의 직책 유지 수준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

유통 공룡인 대형 마트 등의 소상공인을 매수하기 위해 지역 내 특정 단체에 뒷돈을 거래했다는 논란이 증폭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통 공룡인 대형 마트 등의 소상공인을 매수하기 위해 지역 내 특정 단체에 뒷돈을 거래했다는 논란이 증폭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법정단체인 상인연합회는 이런 저런 사유로 연합회가 지역 전통시장 상인회에 대한 구속력이 취약한 편이다.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 등의 이슈는 해당 지역 전통시장 상인회가 독자적으로 해결해야만 한다.

이런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설립된 법정단체들이 대형마트 골목상권 침투 등과 관련된 지역 소상공인들의 현안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 소상공인들의 전체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 설립의 제도화가 긴요하다.

유통법 제7조의5에 지자체장은 대형마트 등과 지역중소유통기업의 균형발전을 협의하기 위하여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리고 동법 시행규칙 제4조의 2에 협의회 구성은 성별 및 분야별 대표성 등을 고려해 회장 1명을 포함한 9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회장은 부시장이 맡고, 대형마트측 2명, 중소유통상인대표 2인, 소비자대표, 유통전문가, 납품업체 대표 및 지자체 과장급 공무원이 위원회 구성원이 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위원 위촉은 지자체 장의 권한이고, 상당수의 지자체장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선택기회를 제공해 소비자 후생을 확대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어,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소상공인들의 권익 보호라는 주장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형마트 입점과 관련해 지역 소상공인들의 이익을 두루 대변할 수 있는 지역단체가 설립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형마트의 지역 소상공인 대한 피해보전 금품을 지정기부금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언론에 보도된 사례를 보면, 대형마트는 지역 단체장과 미리 비밀 협약을 체결하고 지자체와 특정 소상공인 단체에게 뒷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에 공개된 비밀 협약서를 보면, 지급된 자금은 대형마트의 출점으로 피해를 입게 될 전체 불특정 다수의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비밀 협약서가 공개되지 않아,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 등으로 처벌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계약 내용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대형마트 등이 편법적으로 지역 단체에 금품을 제공하고 이를 지정기부금으로 회계 처리하는 것은 세무상 손비로 인정받기 어렵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형마트측이 제공하는 금품은 지역 소상공인단체에 합법적으로 발전기금 등이 지급될 수 있도록 유통법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지자체의 지역 소상공인단체에 대한 회계 감독권 부여다.

지자체나 중앙정부는 비영리단체 등에 대해 관리 감독 권한을 보유하고 있고, 매년 결산서를 제출받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회원사로 부터 매년 결산서를 제출받고 있고, 회원 단체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을 갖고 있다. 회원 단체가 사업조정과정에서 금품을 제공받은 내용은 결산서에 반영되어 있지만, 중기중앙회는 제출받은 결산서를 통계목적으로만 활용하고 있을 뿐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 결국, 지역 단체가 사업조정과정에서 불법으로 수수한 자금의 사용내역은 아무런 관리감독 없이 실질적으로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셈이다.

대형마트의 전국 도시의 팽창화는 진행형이다. 반면 동네 상가와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은 업종을 불문하고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다.

최저임금으로 신음하는 소상공인에게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상생협력과 포용성장은 반향 없는 메아리다. 모든 정책과 제도가 합리성과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이 긴요하다. 유통법 개정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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