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은 아나운서
손정은 아나운서

“MBC 메인 뉴스 앵커까지 역임했던 사람이 비뚤어진 우월감과 이기심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첫날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서울고용노동청에 1호 진정을 낸 것과 관련해 “더 이상 안쓰럽게만 느껴지지 않는다”고 쓴소리한 손정은 MBC 아나운서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손 아나운서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억울할 수도 있을 거다. 그저 방송을 하러 들어왔을 뿐인데 들어오는 방송조차 하지 말아야 하는 거냐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너희들은 실제로 나에게 와서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고, 나는 그런 너희가 안쓰럽고 기특했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든 MBC에 다시 들어와야겠다며 몸부림치는 너희 모습이 더 이상 안쓰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장문의 글을 올렸다.

지위 보전을 요구하고 있는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처지는 이해되지만 제작거부에 참여치 않은 일종의 부역자였기에 동정을 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이다.

이에 대해 MBC노조(MBC언론노조와 별개의 노동조합)는 "손정은 씨, 당신도 계약직 아나운서였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내 전보(2016년 3월 손정은 아나운서의 사회공헌실 발령)에 눈물 나오면, 남의 해고(계약직 아나운서)에는 피눈물이 난다"며 "손정은 씨의 살기어린 글이 겹쳐 보여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선의로 가득 찬 많은 주장과 이념들도 인간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으면 공허한 선동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MBC노조는 또 "나는 정규직이니 우대를 받아야 하고, 당신들은 계약직이니 부당해고를 당해도 된다는 것인가, MBC 메인 뉴스 앵커까지 역임했던 사람이 비뚤어진 우월감과 이기심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손정은 씨도 처음부터 정규직 아나운서는 아니었다. 2004년 부산MBC에 계약직 아나운서로 입사해 일하다 2006년 서울MBC 정규직 아나운서 공개채용에 합격했다"며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잊지 말라고 했다.

노동운동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움을 해왔던 박훈 변호사도 "부역자들은 부당해고 당해도 싸다는 이 저렴한 논리가 MBC 내부에서 드디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며 "이 저열한 인간들"이라고 분노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