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심야 성명... "일국양제 마지노선 건드려"

21일 홍콩 도심에서 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앞의 중국 국가 휘장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돼 있다.
21일 홍콩 도심에서 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앞의 중국 국가 휘장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돼 있다.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21일 다시 열려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이 난무하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홍콩의 대규모 시위가 폭력 사태로 얼룩지면서 '반(反)중국 대 친(親)중국'의 극한 대립 구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이날 시위는 주최측은 43만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고, 경찰 측은 13만8000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검은 옷을 입은 반정부 시위대는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경찰의 시위대 과잉 진압 조사와 처벌, 완전한 민주 선거제 도입 등을 요구하면서 행진했다.

빅토리아공원에서 플레이그라운드까지 이어진 집회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일부 시위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나아가면서 경찰과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시위대는 홍콩 주재 중국 중앙연락판공실 건물 앞에서 강력한 반중 정서를 드러냈다.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붉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건물 벽에 반중 구호와 욕설을 적기도 했다.

흰 옷을 입고 복면을 한 괴한들이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홍콩 현지 언론은 이날 밤 위안랑 전철역에서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를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져 최소 36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또 흰옷을 입은 이들이 폭력조직원들처럼 보였다고 보도했다

격해진 시위에 중국 중앙정부는 심야에 긴급 성명을 내고 "일부 과격 시위대가 중앙연락판공실 시설을 파괴하고 휘장에 먹칠하는 등 행위는 이번 시위가 평화적 시위가 아님을 보여줬다"면서 "이런 행보는 홍콩 법률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일국양제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행위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홍콩 정부 역시 22일 성명을 내고 "국가 휘장을 훼손해 국가 주권에 도전한 시위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홍콩 자치정부는 이번 사건을 법에 따라 심각한 방식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홍콩 당국은 시위 양상이 과격해지는 것을 우려해 핵심 시위대 700여명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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