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어닝쇼크' 수준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4∼6월)에 매출 6조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분기(6조7727억원)보다 5%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10조3705억원)에 비해서는 38%나 급감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6조4724억원)보다도 적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조3665억원)보다 53%, 1년 전(5조5739억원)보다는 무려 89% 줄어들었다. 지난 2016년 2분기(4529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은 흑자를 기록한 것이며, 분기 흑자가 1조원을 밑돈 것은 2016년 3분기(726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PC와 그래픽 D램 수요는 지난 분기(2분기) 말부터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공급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며 수급 불균형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져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시장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다.

D램은 생산 캐파(CAPA)를 4분기부터 줄일 계획이다.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방침이다.

아울러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Cleanroom)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감한해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 및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128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도 양산과 판매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올 상반기 실적 악화가 어느 정도 예견되긴 했지만 시장 전망치도 크게 밑돌면서 당분간 2017년과 지난해의 실적 신기록을 다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등의 악재로 인해 당초 올 하반기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수출 규제 품목에 대해 가능한 범위에서 재고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밴더(거래업체) 다변화, 공정 투입 최소화 등을 통해 생산 차질이 없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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