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이 이중근 회장 친조카가 운영 중인 회사에 입찰 전 다른 응찰자들이 제출한 금액 등의 정보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낙찰받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것이 사법 당국에 의해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은 형사 처벌 등 강력한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부영과 관련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영은 그간 여러 응찰자가 써낸 입찰가를 친인척 회사인 흥덕기업에 미리 알려주고 최저 응찰가를 써내 사업을 따낼 수 있게 했다. 

이 관계자는 "부영은 그 동안 동종업체들 간 공정한 가격 경쟁을 통해 객관적 입찰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업체들의 입찰 정보를 이 회장 조카가 대표로 있는 곳에 미리 알려준 사실을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부영은 사업 입찰에 응하려는 업체들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각사의 입찰 견적서를 미리 받은 뒤 응찰가를 흥덕기업에 전달했다. 이후 부영 측은 각사로부터 공식 입찰서를 제출받는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했다.

이는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에게 자금, 자산, 상품, 용역 등을 제공 또는 상당한 조건으로 거래를 해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7호를 위반한 것이다.

이렇게 불법 낙찰을 받아 온 것으로 의심되는 흥덕기업은 지난 2006년 설립된 중소기업으로, 현재 전남 광양 소재 부영상가에 입주해 있는 경비·경호 서비스 업체다.

흥덕기업의 대표이사는 회사 지분 80%를 보유한 유상월씨다. 나머지 지분 역시 그의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이 회장의 누나인 故 이봉림씨의 아들이다. 이 회장과 유 대표는 삼촌과 친조카 사이다.

부영은 이 회장 친조카가 운영 중인 회사가 자신들이 발주한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입찰 정보를 흘리는 등 불법적 방법을 동원해 전폭 지원을 했던 셈이다.

흥덕기업은 2012년 매출액 69억5500만원, 2013년 64억5100만원, 지난해 72억300만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012년 6억1500만원, 2013년 6억8900만원, 2014년 13억6000만원이다.

관계 당국에 확인한 결과 흥덕기업이 이런 방식의 낙찰을 통해 얻은 이득은 지난 3년간 올린 매출(약 200억원)의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흥덕기업 고위 관계자는 "입찰 전에 부영 측으로부터 다른 응찰자들의 입찰 정보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부영 측도 "사전에 특정 업체에게 정보를 줬다는 건 사실이 아니며, 지금까지 흥덕기업을 포함해 다수의 업체와 아파트 경비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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