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칼럼] 지방경제 디플레 공포가 다가온다
[통일로 칼럼] 지방경제 디플레 공포가 다가온다
  • 최민성(델코리얼티그룹 대표) (chois@delco.co.kr)
  • 승인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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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성(델코리얼티그룹 대표.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최민성(델코리얼티그룹 대표.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최민성(델코리얼티그룹 대표.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한국 경제에 불황의 전조인 디플레이션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아이의 울음이 사라지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지방에서 디플레이션의 위기감이 증폭 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양적완화가 확대되면서, 생산시설과 상품 공급이 확대되었다. 요즘에는 다시 디플레이션 얘기가 나오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상품이나 자산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원인은 수요 감소와 공급의 변화 때문이다. 수요 감소는 인구감소, 구매력 저하, 글로벌 경기침체, 긴축재정, 신뢰성 하락, 통화 공급축소 등이 주원인이다. 공급 변화는 과잉공급, 기술개선을 통한 생산비 절감, 오일가격 하락, 평가절상을 통한 수입가격 하락 등으로 생긴다.

글로벌 디플레이션의 원인은 그동안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데서 비롯된다. 여기에 신기술 산업이 소비자라이프 소비를 변화시키면서 기존 산업과는 다른 시설투자와 상품의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산업과 신산업의 공급 증가가 합해지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커져버렸다. 그래서 수요보다 초과한 과잉공급시설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경기불황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다. 불황은 수요에 맞는 구조적 공급조절 시기라고 봐야 한다.

디플레이션은 스스로를 강화하는 속성이 있다. 일단 가격이 하락하면 계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환경을 자생적으로 조성한다. 가격하락으로 기업은 임금삭감을 하게 되고, 낮은 임금은 총수요지출을 줄여 가격은 더욱 내려간다. 또한, 디플레이션은 가격하락 기대감까지 주도하여, 사람들은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소비를 미룬다. 특히 인구감소에 의한 디플레이션 현상은 미래 수요가 줄어든다는 확신감이 있는 만큼 구조적으로 회복이 힘들다. 수출에 의존할 수 있으나 통제할 수 없는 강한 대외적 변수가 많아 변동 폭이 크다.

총수요의 하락은 디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지방경제에 디플레이션은 지역 부동산시장을 붕괴시킬 소지가 크다.
총수요의 하락은 디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지방경제에 디플레이션은 지역 부동산시장을 붕괴시킬 소지가 크다.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 2018년 말 1.817%에서 2019년 들어 8개월도 안되어 0.7%포인트나 급락했다. 향후 경기가 둔화되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시중금리를 낮춰도 경기회복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은 7개월째 0%대로 그치고 있다. 그래서 경기침체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고채 금리 하락 원인은 국내외적인 금융시장 불확실성 때문이다. 국내요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주력산업 수출부진과 투자 감소, 소비부진, 일본과의 무역 분쟁 때문이다. 대외요인으로는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장기금리 보다 단기금리가 더 낮아지는 현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 미·중 무역전쟁 지속과 글로벌 교역량 둔화 등을 들 수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도 하방 압박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채를 많이 발행하는 양적완화 보다는 금리정책에 주로 의지한다. 우리는 이미 제로금리를 경험한 일본에 비해 쓸 수 있는 정책수단이 제한적이다. 일본은 1999년 기준금리를 `0%` 대로 내려도 경기부양이 안되자 2001년부터 양적완화 정책을 폈다. 엔화의 통화가치가 안정적이어서 그나마 괜찮다. 그러나 원화는 시장변동 폭이 커서, 양적완화를 하면 정책신뢰 하락과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도 `0%‘ 가까이 금리가 안 간다는 보장이 없다.

불황속에서 금리를 대폭 인하해도 경기반등이 없다면 금융정책은 무의미 해지고 디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미래 자산가격이 더 낮아진다고 생각하면 당연이 소비와 투자는 위축된다. 금리인하를 기회가 아닌 위기로 생각한다면 디플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는 디플레이션 속성이다. 특히 인구감소라는 만성적인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면 더욱 그렇다.

경기 사이클과 부동산시장의 흐름
경기 사이클과 부동산시장의 흐름

금리인하로 유동성이 늘어나도 투자와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는 지역은 디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일정지역의 부동산 수요 평가할 때 인구와 소득을 곱한 숫자인 지역총생산(GRDP. 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숫자를 사용한다. GRDP가 증가하면 수요가 증가하고, 감소하면 수요가 줄어든다. 이런 현상은 인구와 소득이 줄어드는 우리나라 지방도시와 농촌에서 이미 발생되고 있다. 물론 서울 4대문이나 강남처럼 GRDP 증가율이 국가 GDP 보다 높게 성장하는 곳은 당연히 디플레이션 현상은 없다.

일본은 그동안의 ‘0%’ 저금리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경기상승이 안 되고 있다. 인구감소로 수요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재정지출이 많아 국가부채가 GDP의 2.5배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높다. 도쿄와 오사카를 제외하고는 지방 대부분에서 자산 디플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구감소 지역에도 기존 인프라 유지비용을 지출하다보니 비생산적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우려 원인도 인구수요를 초과한 그동안의 공급과잉에서 찾을 수 있다. 지방도시는 인구수요가 감소함에도 도시를 과잉 확장해왔다. 주민들은 자산가격 하락에 불안감을 느껴 살던 곳을 떠나는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인구수요가 줄고 있는데 왜 공급을 그렇게나 늘리고 있을까? 수요위주 정책이 아닌 공급위주가 중시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지방도시도 일본의 선행사례를 따라 가고 있다.

공급위주 정책에서 수요위주로 전환해야 하며, 그 우선이 출산인프라 확보이다. 출산율 상승 조짐만 보이면 경제는 보다 높게 성장할 수 있다. 아기를 낳고 편하게 키울 수 있는 여건만 만들면 된다. 출산인프라는 국가예산만으로 할 필요도 없고 재정적으로도 한계가 있다. 민간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민간 부동산에 용적률 용도변경 세금우대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출산인프라를 확보하면 된다.

발트해의 호랑이로 불리는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 유럽에서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에스토니아는 영토 같은 물리적 조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100유로로 전자 영주권을 신청,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발트해의 호랑이로 불리는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 유럽에서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에스토니아는 영토 같은 물리적 조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100유로로 전자 영주권을 신청,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를 ‘민간 부동산의 인프라 역할’ 이라고 한다. 선진국은 보육시설을 1년 내내 24시간 가동하는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스웨덴은 부모가 보육시설 이용료의 3%만 부담하면 나머지는 국가가 책임진다. 미국은 전국 저소득층 지역 중 약 8600여 곳의 기회특구(Opportunity Zone)를 선정하여 민간이 이 지역에 장기적인 투자를 할 경우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구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양질의 이민유입도 해야 한다. 선진국도 인구 유지선인 2.1명의 출산율 유지가 안 되고 있다. 프랑스나 북유럽이 그나마 선방하여 약 1.9명의 출산율을 지키고 있지만, 역시 인구유지에는 못 미친다. 그래서 대안으로 양질의 이민유입을 선택하여 인구증가와 수요를 늘리고 있다. 선진국은 다하는 데 우리만 안 하고 있다. 다문화는 문화의 다양성과 인재 기업 자본이 몰리게 한다. 글로벌 도시도 해외태생이 도시인구의 1/3이 넘어야 가능해진다.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에스토니아의 블록체인 국가 운영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에스토니아는 인구가 130만 명이지만, 2025년까지 외국인들에게 전자영주권을 발급하여 1000만 명의 인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해외에 거주하지만 EU경제권에서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기존의 인구한계를 넘어서는 획기적인 이민유입 개념으로, 경제규모도 몇 배나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도 시범적으로 블록체인 도시를 만들어 운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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