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부역자 처형장에 끌려나온 기자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소." 그러자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그게 바로 당신의 죄요."

드골 정부의 나치부역자 숙청은 무서울 정도로 가혹했다. 2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조사대상에 올라 100만명이 체포되고 이중 6천명이 넘는 부역자들이 처형됐다. 비시정부의 고위공직자는 물론이고 이에 협력한 언론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대의 지식인 알베르 까뮈는 '관용(톨레랑스)'을 요구하는 일부 의견에 대해 '프랑스는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대한민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독립하고 나서 처형된 친일파는 단 18명이다. 반민특위는 무너졌고 친일파의 후손들은 무탈하게 시대를 건너 지금까지 기세등등하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친일파에 대한 관용'으로 건설된 나라가 됐다.

언론의 호들갑 속에서 조국이 결국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됐다. 어뷰징으로 범벅된 조국 관련 기사들과 기자간담회에서 보인 '기레기 돌림노래'는 국민들의 짜증과 분노를 샀다. 국민들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던 과거 정부 때의 언론의 태도를 기억한다. 쥐와 닭으로 비유되던 정권에서의 '셧 더 마우스'와 '아가리 닥(닭)치기'를 기억한다. 방한한 미국대통령의 기자회견장에서 질문 하나 던지지 못하던 기자들을 기억한다. 권력에 그토록 고분고분하고 비리를 외면했던 '침묵'을 기억한다. 기자는 못 돼도 기레기는 되지 말자. 언론은 못 돼도 언레기는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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