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아기돼지 삼형제가 살았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괴롭히는 늑대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막내돼지가 지은 벽돌집마저 이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똑똑한 막내가 대안을 제시합니다.

"늑대한테 시달리며 불안하게 사느니 차라리 인간의 가축이 되는 게 어때요?"

형들은 막내의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막내야,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그러나 돼지들의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삼겹살이든 보쌈이든 제대로 된 먹거리로 꽃을 피우기도 전에 전염병에 걸려 폐사당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던 겁니다.

어느새 '개'로 변신해 인간의 삶에 적응해 들어온 늑대가 이 장면을 보며 비웃었습니다. 인간에게 무시당하는 개·돼지 신세라고 하지만 반려동물과 가축은 급이 달랐습니다.

가축은 전염병에 걸렸다 하면 여지없이 땅속에 파묻히는 신세였던 것입니다. 옴짝달싹 하기도 힘든 좁은 축사에 갇혀 항생제 범벅인 사료를 먹으며 몸집을 불리며 살다가 결국 도축장에 끌려가 죽었습니다. 전염병 바이러스를 이겨낼 면역력을 기를 틈도 없이 제조업 공산품처럼 생산되다가 불량으로 판정나면 폐기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기돼지 삼형제가 기대했던 '방목형 사육'은 '판타지'이였습니다.  반려동물도 아닌 가축에게 '동물복지'란 너무나 먼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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