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 90대 노인을 상대로 수백만원을 뜯어낸 보이스피싱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들 용의자는 "기존 은행에 보관 중인 예금을 다른 은행에 예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서울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2시께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윤모(92)씨에게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전화가 걸려왔다. 이 용의자는 윤씨에게 "A은행에 개설한 통장에서 800만원을 인출해 B은행 계좌로 입금하라"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윤씨는 "왜 멀쩡한 통장에 있던 돈을 다른 통장으로 옮기라고 하느냐"며 의심했지만, 용의자는 "일단 (돈을)옮겨라. 옮겨서 나쁠 것 없다. B은행이 더 안전하다"고 현혹했다. 

또 "집에서 기다리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윤씨의)위치를 추적해 B은행 계좌로 입금된 돈으로 개설한 통장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용의자의 말에 속은 윤씨는 A은행 통장에 있던 800만원을 피해자가 알려준 B은행 계좌로 모두 입금했다. 

윤씨는 집에서 새로운 통장을 기다렸지만 은행 업무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도록 깜깜 무소식이었다. 수상하게 여긴 윤씨는 경찰에 이를 신고했고, B은행 계좌에서 이미 600만원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그나마 계좌 안의 나머지 200만원은 인출 한도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