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자신이 이끄는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청소년 선수를 상대로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야구선수 이여상(35) 씨에게 법원이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여상의이루리야구교실' BI.
'이여상의이루리야구교실' BI.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27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지난해 4월부터 올 5월까지 약 1년동안 수회에 걸쳐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불법으로 유통되는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을 주사·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씨가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한 스테로이드 등은 2800여만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학부모에게 직접 판매된 약품은 360만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8월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직접 주사를 놓는 등 죄질이 불량하나, 전부 자백하고 반성하며 동종범죄전력이 없다는 이유였다.

이 씨는 구속 후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관들이 알지 못하던 부분도 자진해 진술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였다. 또 여러 차례 반성문과 탄원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진 판사는 "피고인(이여상)은 성실하게 살아오던 중 처음으로 잘못한 걸로 보이고 아마도 순간적으로 유혹에 빠져서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충실하게 살아오던 중 순간적 유혹에 빠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을 정말 믿고 따른 학생들과 부모님의 믿음을 이용해 이 같은 금지약품 판매, 투약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행히 투약한 학생들에게서 신체적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양성반응이 나왔다. 금지약물 자체로도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등 위험성이 높다"고 말한 후 "이번 범행으로 프로야구선수 꿈을 꾸던 학생들은 꿈을 이루는 것이 어려울 수 있게 됐다. 이는 신체적 부작용보다 더 큰 피해일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진 판사는 "스포츠계에 아직도 약물을 통해 신체 능력을 단기간에 향상하려는 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건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저지른 범죄인 만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이번 선고의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 씨는 지난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후 이듬해 프로무대에 데뷔했으며, 이후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지난 2017년 은퇴했다. 포지션은 내야수였다. 은퇴 후에는 서울 송파구에서 유소년야구교실을 운영해왔다. 

불법 투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청소년 선수 7명은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검사가 의뢰됐으며, 이 중 2명은 금지약물에 대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불법 투약이 확인된 청소년 선수는 4년간 선수 자격 정치 처분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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