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의 회동을 이끌어내면서 한반도 평화협상의 재개에 물꼬를 열었다. @청와대
지난 6월 30일 한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는 모습.

북미가 오는 5일 실무협상을 열기로 전격 합의했다.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실무협상 개최에 합의한 지 석 달 여만으로,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을 비판하고 '새로운 방법'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이에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협상 결과에 대해서 낙관한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대미 협상을 주도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일 담화에서 "조미(북미) 쌍방은 오는 10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최 제1부상은 "나는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조미 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측 대표들은 조미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4일 예비접촉과 5일 실무협상이 열릴 장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북측이 실무협상 개최 합의 사실과 일정을 먼저 공개한 만큼, 장소는 미국측에서 발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초 북한이 지난달 9일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경 북미협상 의향'을 밝히고,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미측의 '새로운 방법'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밝힘에 따라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북미 실무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협상이 다음달인 10월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 실무협상에는 대미 문제 전문가인 김명길 전 베트남주재 대사가 외무성 순회대사 직책으로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마주할 전망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낙관하고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지 그 내용을 나로서는 다 알 수 없지만, 조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개최 일정을 발표한 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남북관계 경색 국면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선(先)북미 대화·후(後)남북대화'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여론을 오도(호도)하지 말라'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의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놀음을 벌이고 있다"며 "흑백을 전도하는 매우 불순한 언동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그 사례로 "남조선의 통일외교안보관계자라고 하는 인물들은 북남관계가 불안한 것이 우리가 저들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북남선언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책임도 '남쪽 당국에만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수작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남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 근본 원인은 한마디로 남조선당국의 배신적 행위에 있다"며 "앞에서는 북남관계 개선과 조선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합의해놓고 뒤돌아 앉아서는 외세와 야합해 은폐된 적대행위에 계속 매달리면서 북남관계발전을 엄중히 저해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남조선 당국이 교착상태에 놓인 북남관계에 대해 걱정한다면 마땅히 판문점선언을 채택 발표하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깊이 반성하는 자세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면서 "지금처럼 본말을 전도하는 부질없는 여론 오도행위가 계속된다면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남조선 당국은 그에 대해 심각히 새겨보고 분별있게 처신해야 한다"고 전했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대화와 협력을 외면한 채 대외선전매체들을 중심으로 남측 당국에 '한미공조'대신 '민족공조'를 하라고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한편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2일 오전 강원도 원산 북방 일대에서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협상 개시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막판 기싸움이 팽팽하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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