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52년을 맞은 개천절이다. 반만년 역사라고 하지만 한민족이 5천 년을 마저 채우려면 600년을 더 넘게 영속해야 한다. 쑥과 마늘을 먹고 견뎌야 했던 곰과 호랑이처럼 우리 민족은 앞으로도 더 쓰고 매운 가혹한 시련을 버텨내야 할 지 모른다. 

단군신화를 해석하는 일부 학자들은 당시 토템신앙을 기반으로 '곰을 모시는 농경족이 호랑이를 모시는 수렵족과의 주도권 다툼에서 승리'한 것으로 풀이한다. 정사(正史)가 아닌 신화라지만 천하의 호랑이가 '스타일'을 구겼으니 억울한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호랑아, 국가든 문명이든 특정 지역에 정착을 해야 설립되는 것임을, 그것이 동북아 지역에서는 농경사회이었음을, 국가의 기본요소가 땅덩어리 임을, 지금도 호시탐탐 우리 국토를 노리는 간교한 종족들이 있음을 네가 이해를 해야겠다. 오히려 유대민족처럼 수 천년을 떠돌았던 신세가 아님을 감사할 판이라는 것도.  

그러하니 호랑아, 앞으로는 소사공인으로 하루하루 먹고사는 떡장수 할머니의 떡 그만 뺏어먹기를, 미래가 창창한 햇님달님 남매 그만 괴롭히기를, 공연히 취업 욕심 부리다가 썩은 동앗줄 잡는 일 없기를, 외세에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포효하기를,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가 이땅에 꽃 피우기를 , 단군의 후예들이 간절히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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