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왕국' 삼성 라이온즈의 마운드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두산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의 5차전 에서 13-2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타선의 폭발도 고무적이었지만 마운드 또한 밀리지 않았다. 양보다는 질이었다. 

'원투 펀치'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 있었기에 두산 베어스는 14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할 수 있었다.

정규시즌에서 두산 베어스는 가장 탄탄한 선발 마운드를 갖춘 팀이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선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앤서니 스와잭이 어깨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이탈했다. 거기에 5선발을 번갈아 가며 맡았던 이현호, 진야곱, 허준혁 등 젊은 선수들은 큰 경기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졌다. 두산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왼손 투수 유희관이 후반부 들어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구세주들이 등장했다. 정규시즌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던 더스틴 니퍼트가 포스트시즌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외인 최고 연봉(150만 달러) 선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거액(4년 80억원)을 들여 영입한 장원준이 몸값을 제대로 했다.

니퍼트는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4차례 선발 등판해 0점대 평균자책점을 거두며 3승을 쓸어 담았다.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7이닝 2실점으로 승리의 밑바탕을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도 7회 구원등판해 화룡점정을 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26⅔이닝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장원준 역시 이번 포스트시즌 4경기에 나서 3승(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하며 니퍼트와 함께 최강의 포스트시즌 원투펀치를 형성했다. 역시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했으나 타선이 침묵했고 불펜도 부진했다.

이들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선수가 마무리투수 이현승이었다. 두산은 "에이스가 7회까지만 던져주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승부처부터 2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이현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현승은 준플레이오프에서 3경기에 나와 1승 2세이브를 거두며 시리즈 MVP가 됐다.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1세이브를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중 무려 4경기에 나왔다. 5이닝 동안 7피안타 1실점(무자책)을 기록하며 철벽 마무리를 과시했다.

두산은 정규시즌 도중에도 마무리 부재로 골머리를 앓았다. 윤명준과 노경은 등 마무리를 맡은 선수들마다 모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부에 이현승이 마무리로 자리를 잡으며 팀이 힘을 받았다. 이현승 효과는 한국시리즈에도 이어졌다.

김태형 감독 또한 시즌 내내 가장 잘했던 선택으로 이현승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한 것을 꼽았다.

이들의 고군분투를 보고 있던 다른 투수진들도 차례로 각성했고 두산은 5차전 만에 속전속결로 우승반지를 낄 수 있었다.

선발감이 없었던 4차전에는 노경은이 역투를 펼쳤다. 4선발 이현호가 2회에 무너졌지만 노경은은 구원 등판해 92구 역투를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5차전에서는 유희관이 깨어났다.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했던 그는 마지막에 6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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