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의 개봉을 앞두고 출연 배우들이 내한했다. 충격적인 특수효과로 관객을 얼을 빼놓았던 터미네이터는 메가폰을 잡은 감독의 개성에 따라 각각 변주되면서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번 개봉작에는 1,2편에 출연해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줬던 여성캐릭터 '린다 해밀턴'과 다시 조우하는 설정으로, 그동안의 후속작에서 실망감을 느꼈던 팬들인지라 이번에는 기대감이 부푼다.

타임리프, 즉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작품은 많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과학소설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HG. 웰스'의 <타임머신(1895년)>이 될 것이다. 80만 년이나 먼 미래로 간 주인공이 눈으로 본 것은 인간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퇴화한 '엘로이' 종족과 이들을 노예로 부리면서 먹이로 삼는 '몰록' 종족이다.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엘로이에게 분노한 주인공이 '책'을 찾아 나서지만 책은 손에 닿자마자 부스러진다. 엘로이에게 역사라는 것는 '무의미하고 잊혀진 과거'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슈왈제네거의 "나는 돌아올 것이다(i'll be back)"는 대사는 너무나 유명하다.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와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들의 사투를 보면서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 팝콘을 씹으며 콜라를 들이키며 마음껏 즐겼다면, 이제 극장밖 현실에서 '과거에서 온 터미네이터'와 싸울 차례다. 이 터미네이터의 명대사(?)도 '나는 돌아온다'이다. 패망을 인정하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조선땅을 밟겠다는 일제의 망령이다. 조선의 마지막 총독인 '아베 노부유키의 예언'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다만 '책'을 지키는 의미에서, '과거'를 상기하는 의미에서 구절을 일독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데, 조선민이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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