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찬대, ‘국회의원 자녀 입시 전수조사 특별법’ 대표발의
나경원 의원 딸・아들 관련 불거져 나온 의혹들 정국 중심 부상
판사 출신 나 의원, 초등졸업 아들 유학 불법인 줄 몰랐다 주장
나 의원 아들의 서울대 실험실 사용 특혜, 검찰 철저히 밝혀야
대입 면접장에서 “우리 어머니는 국회의원 나경원” 신원노출한 딸
나 의원 딸 성적 정정, 시민단체 대학 차원 조작 여부 의혹 제기
5명 중 4명이 나 의원 가족인 국제청소년지도자회의 한국대표단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가족 관련 의혹으로 낙마한 데 이어 21일 ‘국회의원 자녀 입시 전수조사 특별법’이 발의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가족 관련 의혹들이 정국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대학 입시제도 마련과 입시 투명성 및 공정성 제고를 위한 ‘국회의원 자녀 대학입학전형과정조사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강병원, 설훈, 신경민, 이철희, 최재성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5명이 법안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법안은 상임위원 4명을 포함, 학계와 법조계, 입시전문가 등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해 2016년 5월 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된 20대 국회의원 자녀 중 2008년부터 대학에 들어간 자녀를 대상으로, 대입 준비와 전형 등 전체 과정, 미성년 자녀의 논문 공저자 현황, 결과물의 입시 활용 여부 등을 조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국 정국 내내 자녀 관련 의혹들이 터져나온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녀 관련 7가지 의혹 및 특혜 논란에 휩싸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자녀 관련 7가지 의혹 및 특혜 논란에 휩싸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현재 나경원 원내대표와 관련, 아들 김군의 불법 해외유학과 서울대 의대 실험실 사용 특혜, 고교생이던 김군이 서울대 소속으로 포스터논문 제1저자에 등재된 의혹, 아들과 딸의 고액 예금통장, 딸 김모 양의 대학입시 부정 의혹, 김모 양의 성적 조작 의혹, 스페셜올림픽 국제청소년지도자회의 한국대표단 구성 의혹 등이 불거져 있다.

아들 해외유학 불법인지 몰랐다는 법조인 부부

나경원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전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던 2010년,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들 김모 군은 미국 유명 사립중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초중등교육법상 유학은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이 있거나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가 갈 수 있다. 그밖에 일부 예체능 특기자와 특수교육대상자, 부모의 해외 근무에 동행하는 학생 등도 갈 수 있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의 아들은 어떤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의무교육 대상자인 김 군이 부모 동행 없이 해외 유학을 떠난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논란이 일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시에는 실정법에 위반되는 줄 몰랐다”며 “현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모 군의 어머니인 나경원 의원은 판사 출신 정치인이고, 아버지는 현직 판사다.

미국 유학 중이던 고교생 김모 군 서울대 의대 실험실 사용 특혜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이 서울대 실험실을 빌린 것은 잘못된 특혜다.”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이 지난 11일 KBS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국가기관인 서울대의 공동활용장비를 사용하려면 장비사용신청서를 제출하고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 유학 중이던 고등학생 김모 군이 장비사용신청서 제출도, 사용료 납부도 없이 서울대 의대 실험실을 사용했다. 일반 국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특혜다.

현재 검찰 수사와 교육부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건의 열쇠를 쥔 논문 책임저자 서울대 윤형진 교수에게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고등학생을 국립 서울대 실험실에 출입시키고 고가의 장비까지 사용하게 한 의혹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 실험실 사용 특혜 의혹과 포스터논문 의혹에 해명하는 나경원 원내대표(자료:kbs 화면 갈무리)
서울대 의대 실험실 사용 특혜 의혹과 포스터논문 의혹에 해명하는 나경원 원내대표(자료:kbs 화면 갈무리)

김군, 고교생 아닌 서울대 소속으로 포스터논문 제1저자 등재

더 큰 문제는 서울대 의대 실험실에서 진행한 실험을 토대로 논문이 작성됐는데, 고등학생인 김군이 그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됐고, 소속도 미국 고등학교가 아닌 서울대로 기재됐다는 점이다.

해당 논문은 미국 과학경진대회에서 2위에 입상했고,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학술대회에도 출품됐다. 이런 경력이 예일대 입학 전형에 활용됐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나경원 원내대표는 “(아들이) 방학 동안 실험할 장소가 없어 (서울대) 실험실을 사용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좀 알려주십사 부탁을 드린 적은 있다”며 윤형진 교수에게 부탁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

아들 예금 1억1,681만 원, 딸 예금 6,522만 원, 무슨 돈으로?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과 딸은 뚜렷한 수입원이 없다. 그러나 2018년 기준 아들은 1억1,681만 원, 딸은 6,522만 원이 든 예금통장을 갖고 있다.

거의 불가능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김군이 다닌 세인트폴 고등학교의 연간 학비는 6,000만 원이 넘는다. 예일대학교 학비는 기숙사비용 미포함 6,500만 원선이다. 중고교 유학생이 아르바이트로 충당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더 놀라운 것은 중학생이던 2011년, 김군의 통장에는 3,308만 원이, 고등학생 딸의 통장에는 1,514만 원이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그 돈의 출처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아르바이트로 학비까지 내고 남은 돈이라면, 어벤저스급이다. 서민에게는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다.

우리 어머니는 국회의원 나경원입니다

“나경원 의원의 딸인 김OO는 2012학년도 성신여자대학교 현대실용음악학과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 응시하여 합격하였는데, 면접(실기 포함 가능)으로만 진행된 시험 당시 김OO는 ‘우리 어머니는 국회의원 나경원입니다’라고 신원을 노출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

나경원 의원이 뉴스타파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문 중 일부다. 법원은 김모 양이 면접관들에게 어머니가 국회의원임을 말했으며, 학교 측이 김모 양을 위해 25분간 면접시험까지 중단해가며 실기 기자재를 준비해준 사실을 인용했다.

성신여대 전경(자료:K-MOOC)
성신여대 전경(자료:K-MOOC)

나경원 의원은 “장애인의 입학전형은 일반인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특혜와 배려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각자 힘든 장애를 가진 응시생 중 유독 한 명에게만 베푸는 편의와 관대함이 다른 응시생들의 탈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어머니의 신분에 힘입어 특별한 혜택을 받은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서울중앙지법 선고2017노3422).

이 사건은 현재 법원이 뉴스타파에 대해 1심, 2심 모두 무죄를 선고했으며, 시민단체 사학국민운동본부(사립학교 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성신여대 입학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나경원 원내대표를 형사고발한 상태다.

D→A, C→B, 6차례에 걸쳐 수정된 김모 양의 성적

사학국민운동본부가 형사고발한 사건은 또 있다. 김모 양의 대학 성적이 6차례에 걸쳐 상향 조정된 의혹에 대해서다.

사학국민운동본부는 고발장에서 “나경원 의원 딸의 성적 정정이 2013년도 2학기부터 8회 이루어졌으며, 성적 정정은 나경원 의원이 2013년 11월 자신의 저서 ‘무릎을 굽히면 사람이 보인다’에서 장애인 학생에 대한 별도 성적 부여에 대해 언급한 직후부터였다“고 주장했다.

(자료:사학국민운동본부)
(자료:사학국민운동본부)

의혹이 불거지자, 나경원 의원은 딸의 성적이 장애인에 대한 배려 측면에서 정상적으로 결정된 것이고, 자신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다른 장애인 학생들도 동일한 기준에 의해 성적이 상향 조정됐어야 한다. 하지만 2012~2013년 입학한 장애인 학생 3명의 성적은 정정되지 않았다. 대학 차원에서 성적이 조작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이 역시 검찰과 교육부가 밝혀내야 할 사안이다.

나경원 의원의 동생, 아들, 딸, 조카가 한국대표단?

2011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스페셜올림픽 국제청소년지도자회의’가 열렸다. 한국도 5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했다. 그런데 대표단 구성이 좀 이상했다. 5명 중 최소 4명이 나경원 의원의 가족으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표단 중 선수로는 나경원 의원의 딸 김모 양이, 보호자로는 나 의원의 친동생이, 파트너로는 나 의원의 중학생 아들과 조카가 참가했다. 대표단은 공모절차도 없이 꾸려졌다. 국민의 눈에 이 대표단은 어떻게 비칠까?

서울 마포 서울월드컵공원에서 개최된 ‘2019슈퍼블루마라톤대회’를 참관 중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2019.10.05)
서울 마포 서울월드컵공원에서 개최된 ‘2019슈퍼블루마라톤대회’를 참관 중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2019.10.05)

판사 출신 정치인인 나경원 원내대표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의 미국 중학교 유학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했다. 그 아들이 서울대 의대 실험실에서 실험한 사실과 그 실험 내용이 게재된 논문에 서울대 소속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는다.

딸과 아들이 6,000~1억 원의 예금통장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딸이 대입 면접장에서 “우리 어머니는 국회의원 나경원입니다”라고 한 것에는 “특혜와 배려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딸의 성적이 상향 조정된 것에 대해서는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스페셜올림픽 국제청소년지도자회의에 참가한 한국대표단 5인 중 최소 4인이 아들, 딸, 친동생, 조카로 구성된 것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검찰은 수사를, 교육부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가족 관련 의혹들은 임명 35일 만에 낙마한 조국 법무부 장관 사례 대비 결코 가볍지 않다. 자녀 관련 의혹 건수는 오히려 넘어선다. 실정법이 어떻게 판단하건, 조국 전 장관 잣대에 비추어, 국민정서법상 용서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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