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앞으로가 걱정이다"라고 말하는 당신에게
미중 무역전쟁, "앞으로가 걱정이다"라고 말하는 당신에게
  • 김세헌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19.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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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북] 한광수 '미중 패권전쟁은 없다'

[스트레이트뉴스] 중국이 미국 주도의 글로벌 시장질서에 편입한 지 이제 40년이 흘렀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는 그사이 세계 최대의 개도국이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했다. ‘G2(Group of 2)’라는 호칭에서도 알 수 있듯, 이제 세계경제는 미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그러나 최근 미중 무역협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미중 협력이 파국을 맞이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중 대립과 협력의 전사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1979년 미중 수교 갈등, 1997년 미국의 대 중국 금융공격, 1999년 중국의 WTO 가입 무산, 1999년 유고연방 중국대사관 폭격과 중국의 미 핵기술 탈취 의혹 제기 등 오늘날 미국과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못지않은 갈등과 위기를 거쳐왔던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격렬했던 미중 대립 이후에는 이전보다 한층 강화된 미중 관계가 구축돼왔다는 것. 미국과 중국은 끊임없이 갈등을 거치면서도 수십여 개에 달하는 대화채널을 형성해왔고, 2006년부터는 양국 최고위 각료들이 참여하는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통해 미중 사이의 현안과 글로벌 이슈 등을 함께 다뤘다.

지난 2017년 시진핑과 트럼프는 정상회담 이외에도 10여 차례나 전화 통화를 했으며, 경제 전쟁으로 치달은 작년과 올해에도 양국 정상과 고위층 접촉은 계속해서 이어져왔다. 미중 무역전쟁 역시 대화를 통해 갈등을 조율하고 결국 타협하는 미중 관계의 역사적 패턴을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중이 결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절묘한 상호 보완구조를 구축해왔기 때문이다. 미중은 인류 역사상 가장 긴밀한 글로벌 이익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음을 다양한 데이터가 증명한다. 비록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미중 무역협상을 통해 드러내고 있지만, 미중 관계의 구조적 특성상 '협력이 주축, 대립은 부산물'이라는 역대 미중 관계의 패턴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한국은 미중이 만들어놓은 글로벌 가치사슬을 활용해 오늘날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미중 관계가 언제나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미중 관계는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짓는 수많은 국면을 만들어왔다.

1972년 미중 화해와 7·4 남북공동성명, 1997년 홍콩반환과 한국의 IMF 도입, 2015년 한중 FTA 체결과 한반도의 사드배치 등은 미중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국의 선택권이 얼마나 쉽게 침해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018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 중국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여하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전 세계 경제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었다. 한국은 제1의 수출 및 수입시장이 되어준 중국과, 유일무이한 동맹국으로 엄청난 원조와 안보 우산망을 제공해준 미국을 발판삼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지만, 이제 미중 무역협상으로 수출 감소율이 세계에서 가장 클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자 국내에서는 이를 초강대국 간의 패권싸움으로 바라보며 과거 미국-소련 간 냉전에 뒤이은 신냉전 체제로 해석하거나, 미중 경제가 ‘탈동조화(디커플링)’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미국에 붙을 것인가, 중국에 붙을 것인가’ 같은 일도양단의 담론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트럼프와 시진핑의 극단 대치 이면에는 21세기 글로벌 경제의 최대 공동 수혜국으로서 양국의 보이지 않는 상호 협력관계가 굳건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2년 시진핑 정부가 출범하며 내건 ‘중국몽(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은 미국의 ‘아메리칸드림’을 연상시킨다. 미국식 세계질서를 뛰어넘어 중국식 천하질서를 글로벌스탠더드로 만들겠다는 선언처럼 읽힌다.

하지만 20세기 이래, 미국과의 협력과 공존을 꿈꾸지 않은 중국 지도자는 없었다. 그 출발점에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자들인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이 있다.

마오쩌둥은 젊었을 적 식민지 미국의 독립을 이끈 조지 워싱턴과 미국식 실용주의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중국공산당 지도자가 된 뒤에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과 손잡고 민주 중국 건설에 나서고 싶다”며 백악관 방문을 희망했으며, 일흔이 넘어서도 영어를 공부하며 서구식 언어와 세계관에 친숙해지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끝내 닉슨 대통령을 만나 역사적인 미중 화해를 성사시켰다. 마오쩌둥에게 미국과의 협력은 중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었다.

그렇다면 미중 관계의 부침에 휘둘리지 않는 대한민국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먼저 오늘날 한중밀착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하는 담론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는 미중의 충돌이 필연적이고 그 원인이 중국 경제의 추격에 있다는 미국 측 입장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계적인 석학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중 경제협력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한국은 대중국 외교를 강화하고, 미국에게 그 필요성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미중 대립에 가려진 미중 협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에도 미중은 여전히 대립과 타협을 오갈 것이지만, 글로벌 최대의 시장으로 굳건하게 존재할 것이며 미중 대립 뒤에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미중 간 이익 배분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남북 경제협력과 한반도 통일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분단이라는 조건은 한국이 미중 관계의 부침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이다.

다만 최근 남북, 북미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발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분단을 극복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남북-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은 미중 관계에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지를 늘려줄 뿐 아니라, 경제성장에 새로운 토대를 제공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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