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베트남 부 띠 마이 재무부 차관이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베트남 부 띠 마이 재무부 차관이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 및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공식방문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과 우호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환영 만찬 자리에는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또 베트남에 금융 진출 및 금융협력을 모색 중인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금융권 인사들과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등도 함께했다.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함께 20대 국회 한·베트남 의원 축구 대표단에서 활동 중인 최재성 의원이 참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푹 총리님과 나는 오늘 평화의 아시아를 위해 협력하고, 교역과 투자, 인프라, 스마트시티 협력으로 상생번영을 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지금까지 양국은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지정학적 조건으로 모두 침략의 역사를 겪었지만, 오늘 양국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100년 전 양국이 바라던 '평등한 국가들의 협력이 꽃피는 아시아'를 위한 것"이라며 "양국이 함께 평화와 번영의 역사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하노이에 흐르던 천년 역사의 장엄함, 호치민 주석님의 발자취를 밟으며 느꼈던 애민정신, 쌀국수집에서 느낀 베트남 국민들의 일상이 생생하다"며 "쌀국수집 사장님이 선물해 주신 젓가락도 잘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호치민 주석 서거 5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중요한 해"라면서" "100년 전 호치민 주석과 우리 임시정부 독립운동가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교류했다는 문건이 지난해 발견되어 오늘날 양국 간 협력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의 독립운동가들은 화합과 평화, 공존과 번영의 아시아를 함께 꿈꿨다"며 "오늘날 여전히 보호무역주의, 자국우선주의가 남아 있지만, 푹 총리님의 말씀대로 국제 관계의 기본 방향은 여전히 평화와 협력"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푹 총리의 부인인 투 여사를 향해 "한복이 정말 잘 어울리고 아름다우시다"며 "한국어를 배우는 베트남 학생들의 연극에서 '또바기'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기사를 봤다. '또바기'는 '언제나 한결같이 꼭 그렇게'라는 순한글"이라며 "베트남과 한국의 우정을 표현하는 말 같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이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또바기'로 함께하길 바란다"며 베트남어로 '행복을 기원합니다'라는 뜻의 "쭉 하잉 푹"을 외치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에 푹 총리는 "한국에 5년 만에 방문해 한강의 기적을 가져온 강한 잠재력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앞으로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기적을 계속 만들어낼 것을 확신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속담에 '서로 사랑하면 산을 넘어 고개도 넘고 강도 건넌다'라는 말이 있다. 베트남과 한국의 우정은 12세기 '베트남 리' 왕조가 천만리 거리를 넘어 한반도에 정착했을 때부터 오늘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출의 58%는 베트남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자리에는 한국과 베트남의 정상외교를 계기로 민간 기업이나 금융권 인사들을 초청해 현지 투자 및 진출 등에 대해 논의할 장을 마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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