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안전 비상 ④] 속수무책 '에톡시퀸 광어사태'에 먹거리 불안감 확산
[먹거리 안전 비상 ④] 속수무책 '에톡시퀸 광어사태'에 먹거리 불안감 확산
  • 김태현 선임기자 (bizlink@hanmail.net)
  • 승인 2019.12.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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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제 대체물질개발 · 기준개정 정부가 책임지고 나서야
에톡시퀸은 어분 부패와 폭발을 막는 ‘가성비’ 최고 항산화제
담수어 양식, 생사료 법적으로 금지돼 굶겨죽일 수밖에 없어
소, 돼지, 닭, 말, 반려견, 반려묘 등 축산사료 역시 동일한 상황
유럽의 합성 토코페롤을 포함한 대체물질 관련 연구개발 시급
식약처의 허용기준 제고 없을 경우, 국가적 준 재난사태 우려
해수부, 양식어가와 사료업계에 대한 피해 보상대책 강구해야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국내산 양식광어(넙치)에서 독성 살균제 에톡시퀸(Ethoxyquin)이 다량 검출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높은 잔류함량 허용기준을 해양수산부가 유예기간이나 준비기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시행해 파문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해성 항산화 배합사료로 키운 양식어류와 축산 육류를 먹거리로 즐기는 국민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 ⓒ스트레이트뉴스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 ⓒ스트레이트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스트레이트뉴스 탐사보도팀 취재 결과, 국내 양식장에서 생산된 광어에서 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한 3.6~3.7mg/kg의 에톡시퀸이 각각 검출됐지만, 해양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당국은 10월 이후  두 달 동안 사태해결의 방법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다.

국내산 양식광어에서 독성 살균제 에톡시퀸(Ethoxyquin)이 잔류허용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한 3.6mg/kg, 3.7mg/kg이 검출됐다. ⓒ스트레이트뉴스/그래픽 재구성:김현숙
국내산 양식광어에서 독성 살균제 에톡시퀸(Ethoxyquin)이 잔류허용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한 3.6mg/kg, 3.7mg/kg이 검출됐다. ⓒ스트레이트뉴스/그래픽 재구성:김현숙

배합사료의 주성분인 어분(생선 분말)에 에톡시퀸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칠레, 페루, 뉴질랜드 등지에서 어분을 수입할 때, 항산화제(방부제)를 넣지 않으면 부패・산패 및 뒤이은 폭발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박이 폭발한 사례가 있어 항산화제가 포함되지 않은 어분은 선적을 거부당한다.

또 하나는 여타 항산화제보다 에톡시퀸의 ‘가성비’가 월등하기 때문이다.미국과 일본이 배합사료에 살균제 에톡시퀸을 양식의 항산화제로 투입하도록 허용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배합사료에는 주원료인 어분(생선 분말)이 50%가량 혼합되는데, 국내 배합사료 생산자들은 칠레, 페루, 뉴질랜드 등지에서 에톡시퀸이 함유된 어분을 수입해 사용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톡시퀸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발견된 물질은 없다. ⓒ스트레이트뉴스/그래픽:김현숙
배합사료에는 주원료인 어분(생선 분말)이 50%가량 혼합되는데, 국내 배합사료 생산자들은 칠레, 페루, 뉴질랜드 등지에서 에톡시퀸이 함유된 어분을 수입해 사용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톡시퀸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발견된 물질은 없다. ⓒ스트레이트뉴스/그래픽:김현숙

광어 아닌 모든 양식어류와 축산물, 똑같은 상황 처해

양식광어에서 독성 살균제 에톡시퀸이 다량 검출됨에 따라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리면서 직격탄을 맞은 사료업계와 양식어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세계적으로 에톡시퀸처럼 ‘가성비’ 높은 대체물질이 없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광어 한 어종에만 국한되지 않고, 배합사료를 먹여 키우는 모든 바다와 민물의 양식어류가 에토시퀸이 함유된 사료로 키우고, 시중에 유통된다는 데 있다.

메기, 무지개송어, 민물장어, 미꾸라지, 붕어, 틸라피아, 잉어 등 담수 양식 어종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담수어 양식의 경우, 생사료를 아무리 먹이고 싶어도 생사료 사용이 아예 법적(수질관리보호법)으로 금지돼 있어 전량 배합사료만 먹일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대로라면 굶겨죽이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국내 양식수산물 생산 총량은 연간 10만여 톤 정도로 추정된다. 그동안 우리 국민이 모르는 사이 얼마나 많은 에톡시퀸 회와 에톡시퀸 매운탕을 섭취했으며, 어떤 부작용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알 길이 없다.

이런 상황은 어류에만 그치지 않는다. 소, 돼지, 닭, 오리, 말 등을 먹이는 축산사료(생선 주원료) 역시 거의 동일한 어획 과정과 가공・운반 과정을 거쳐 생산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애완동물가족 1천만 시대, 반려견과 반려묘 등 반려동물에게 사료를 먹이는 소비자들의 충격은 특히 더 심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로 해수어와 담수어 양식산업은 물론 축산업과 반려동물산업까지 붕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5월 충남대학교 농업과학연구소가 시판 중인 반려동물 사료를 수거해 합성보존료 함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 25개 제품 중 6개 제품에서 최소 0.43mg/kg ~ 최대 18.73mg/kg의 에톡시퀸이 검출된 바 있다.

독성 살균제 에톡시퀸, 대안은 있나?

가장 먼저, 생사료를 쓰는 방안이 있다. 직접 생선을 잡아서 사료로 쓸 경우, 에톡시퀸이 필요치 않다. 하지만 생사료 어획은 원가 차이 때문에 경제성이 크게 떨어질 뿐 아니라, 자원남획과 환경오염이라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두 번째, 사료의 주원료인 생선을 어획한 다음 냉동시켜 수입하는 방안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엄청난 어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설령 냉동시켜 수입한다 해도, 국내 어분산업이 이미 도태된 지 오래라서 막대한 수요를 감당할 수조차 없다.

세 번째 방안은 ‘안티옥시단신’이나 비타민C와 유사한 ‘아스코빈조’와 같은 물질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 어떤 사료업체도 이런 물질을 쓰지 않는다. 에톡시퀸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그린피스Greenpeace 환경운동가 틸로 마크Thielo Maack, 독일공영방송 ARD).

그린피스(Greenpeace) 소속 환경전문가 틸로 마크(Thilo Maack)가 소매상에서 수집해 온 양식 어류에 대한 에톡시퀸 검사와 관련, 연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2016.12.14)(자료:Greenpeace by Daniel Müller) ⓒ스트레이트뉴스
그린피스(Greenpeace) 소속 환경전문가 틸로 마크(Thilo Maack)가 소매상에서 수집해 온 양식 어류에 대한 에톡시퀸 검사와 관련, 연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2016.12.14)(자료:Greenpeace by Daniel Müller) ⓒ스트레이트뉴스

해외, 특히 노르웨이의 일부 대형 양식기업 중에는 에톡시퀸 대신 ‘합성 토코페롤’로 전환한 곳도 있다. 그러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생)화학 분야, 천연물 분야, 수생명 분야 전문가들에 의한 연구개발이 시급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에톡시퀸 사용 중단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사료업계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정부가 직접 지원에 나설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하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반드시 써야 하는 항산화제, 문제는 허용기준

유럽연합(EU)은 에톡시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에톡시퀸 ‘원물질’에 대해서만 1mg/kg 이하 기준을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허용치는 1mg/kg으로 일본과 동일하지만, 내용면에서 에톡시퀸 ‘원물질’과 ‘다이머(대사물질)’, 불순물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유럽연합 다음으로 강력하다.

물론, 에톡시퀸이 체내에 들어온 이후 변환되는 대사물질 ‘에톡시퀸 퀴논 이민(ethoxyquin quinone imine)’에 대한 국제적 논란이 비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료 제조 과정에 생성되는 불순물 피-페네티딘(p-phenetidine)이 돌연변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당연히 유럽연합처럼 에톡시퀸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옳다. 그런 맥락에서, 에톡시퀸 기준을 신설할 때 아예 에톡시퀸 다이머(대사물질)와 불순물까지 검사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매우 강력하고 전향적인 기준 선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연구가 거의 전무하고 산업계와 어민들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기준을 신설하는 과정에 핵심 당사자인 사료생산업계나 수협중앙회, 생산단체(양식어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고, 단 몇 개월의 유예기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설된 기준이 앞으로도 유지될 경우, 배합사료를 먹일 어민은 단 한 명도 없다. 힘들여 성어로 키워봐야 에톡시퀸 검사에서 부적합 통지를 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다시 생사료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나갈 것이며, 자원남획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이다.

이는 배합사료 제조업체들의 도산 및 사업포기는 물론, 국내 양식어가의 막대한 피해를 부를 것이며, 결국 국내 양식산업 전체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가 2008년부터 추진해 온 배합사료 장려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해양수산부는 2022년 광어(넙치) 배합사료 의무화, 2026년 돔류와 조피볼락(우럭) 배합사료 의무화 등을 추진해 양식장 배합사료 사용 비율을 현재 24%에서 2027년 75%까지 확대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2018.12.19)(자료:해양수산부 ‘양식용 배합사료 사용 활성화 대책’) ⓒ스트레이트뉴스
해양수산부는 2022년 광어(넙치) 배합사료 의무화, 2026년 돔류와 조피볼락(우럭) 배합사료 의무화 등을 추진해 양식장 배합사료 사용 비율을 현재 24%에서 2027년 75%까지 확대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2018.12.19)(자료:해양수산부 ‘양식용 배합사료 사용 활성화 대책’) ⓒ스트레이트뉴스

바다고기를 키우는 어민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당장 어려움이 가중되겠으나, 배합사료 대신 생사료, 즉 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먹이면 되기 때문이다.

담수어 양식의 경우, 법적으로 배합사료만 먹이게 되어 있어 그럴 수도 없다. 배합사료를 먹여봐야 부적합 판정을 받을 테고 생사료는 아예 먹일 수조차 없으니, 가만히 앉아서 고기가 굶어죽는 것을 보는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돼지열병으로 곤욕을 치른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축산 사료를 제조하는 기업 연합체인 한국사료협회와 축산농민들, 반려동물산업 종사자들도 ‘준비 없이 시행된’ 초강력 잔류함량 허용기준의 불똥을 피할 수 없다.

국내산 양식광어에서 에톡시퀸 3.6mg/kg이 처음으로 확인・통보된 10월 1일 이후, 해당 주무부처들은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사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사태를 비상사태에 준하는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 신설된 에톡시퀸 잔류함량 허용기준의 개정 및 관련 연구를 포함한 대책 마련에 서두르는 한편,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전국의 양식어가와 사료업계가 입었거나 향후 입을 피해에 대한 현황을 파악한 후 보상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해성 에톡시퀸 광어 현안은 광우병파동과 돼지 열병과는 비교할 수 없는 먹거리사태다. 국민건강과 안전을 둘러싼 겉잡을 수 없는 후폭풍은 방치할수록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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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9-12-18 07:03:52
유럽연합처럼 에톡시퀸 전면금지 시켜야 합니다.
그곳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취재 바랍니다.
대안이 있는데 호들갑 떨지말고
업자이익 보다 국민건강 차원에서 기사를 작성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