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원도심개발 분양가 '건축비와 택지비 부풀려'

[스트레이트뉴스=한승수 기자] 인천에서 동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주안'과 '중구 유림노르웨이숲' 등 청약비규제 지역의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경기악화로 부동산, 특히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 비규제지역의 분양단지에 투자세력이 앞다퉈 가세한 데다 청약비규제지역의 분양가에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는 데 따른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인천 미추홀구 주안1구역 재개발사업에 3.3㎡당 평균 분양가가 1.454만원으로 인천 원도심 주거정비사업에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한화건설이 1년 전인 지난해 11월 미추홀뉴타운에서 첫 분양한 '미추홀 꿈에그린'(현 미추홀 포레나'(1,270만원)에 비해 200만원 내외 높다.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주안' 택지비 공시지가의 3배

'미추홀 포레나'는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공원역 초역세권인 반면 '힐스테이트푸르지오'는 2호선 주안역과 700m 거리다.

인천에서 동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주안'과 '중구 유림노르웨이숲' 등 청약비규제 지역의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자료 :아파트투유
인천에서 동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주안'과 '중구 유림노르웨이숲' 등 청약비규제 지역의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자료 :아파트투유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은 GTX-B노선이 경유하는 인천시청역을 분양 호재로 내세우고 있으나 단지 중앙부와 거리는 2.5㎞에 달한다. 실제 인천시청역과의 거리는 '미추홀 포레나'가 '힐스푸르지오 주안'보다 더 가깝다.

특히 이 단지는 입주예정시점이 2023년 6월로 공사기간이 무려 3년 6개월이다. 검단신도시의 신안인스빌(2년 6개월)에 비해 1년이 길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계약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중도금이자에 대해 후불제를 적용한다고 밝혔으나 이는 생색내기용이다. 전용 59㎡형의 계약자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연 3.5%를 기준으로 무려 1,500만원에 달하면서 발코니 확장비용보다 높다.

한문도 전 한국부동산경제학회 회장은 "모두 2만5,000여 가구에 달하는 미추홀뉴타운의 일반분양이 힐스테이트푸르지오를 시작으로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며 "실수요자는 원도심 일반분양에 단기 시세차익을 겨냥한 '먹튀'족이 주도하는 분양단지에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에서 동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주안'과 '중구 유림노르웨이숲' 등 청약비규제 지역의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인천에서 동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주안'과 '중구 유림노르웨이숲' 등 청약비규제 지역의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

그는 "이 단지의 전용 59㎡형의 택지비가 1,280만원 내외로 올해 공시지가(3.3㎡당 425만원)의 3배 가깝다"면서 "재개발과 재건축 등 원도심 주거정비사업에 택지비 감정평가와 표준 건축비를 엄격 적용, 거품 분양가를 제거하는 지자체의 행정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신흥 유림노르웨이숲, 루원시티 초고층 주상복합보다 비싸

하나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유림E&C가 시행하는 '중구 신흥동3가 31번지 일원의 '유림 노르웨이숲'은 3.3㎡당 분양가가 1,227만원이다. 인천 내항과 인접한 이 단지는 내항 조망권을 내세우고 있으나 단지 주변이 각종 집적화된 물류시설 등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브랜드명과 전혀 걸맞지 않는 거주환경이다.

이번주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미추홀 트루엘 파크'와 분양가가 비슷하거나 초고층은 오히려 비싸다. 이 단지와 '유림노르웨이숲'과 직선거리는 불과 3.5㎞ 거리다.

중구 신흥동 유림노르웨이숲의 전용 59㎡형의 건축비는 고분양가 논란의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보다 2,000만원 비싸면서 한달전 SK건설이 루원시티 주상복합5블록에 분양한 전용 75㎡형의 건축비와 비슷하다. 브랜드 평판에서 비교 열위인 '유림노르웨이숲'의 분양가가 거품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인천에서 동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주안'과 '중구 유림노르웨이숲' 등 청약비규제 지역의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사진은 이들 단지 분양입지 @스트레이트뉴스
인천에서 동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주안'과 '중구 유림노르웨이숲' 등 청약비규제 지역의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사진은 이들 단지 분양입지 @스트레이트뉴스

서구 검단지구의 '신안인스빌 어반퍼스트'의 전용 84㎡형의 건축비(2억5,700만원)보다도 비싸다. 지상 39층의 초고층으로 표준건축비의 가산비용을 일정 수준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분양가 규제를 받지않는 청약 비규제단지에 거품 분양가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실제 HUG(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청약 비규제지역인 인천 분양단지는 보증서 발급 시에 분양원가를 심의하지 않는다"면서 "미분양관리지역도 아닌 청약비규제지역에 분양가는 시행사가 상품성을 감안, 지자체를 통해 입주자모집공고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 단지도 새집들이 예정시기가 2023년 4월로서 계약자의 대출이자 부담이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수준이다.

분양의 걸림돌의 다른 하나는 인천 지하철 1호선 도원역이 직선거리로 2.3㎞ 떨어진 비역세권이라는 점이다. 초등학교가 바로 옆 자리이나 주변에 명문 중고교가 부재하다는 점도 성공분양의 제약요인이다.

인천 서구 경서동 956-9번지 '루원시티 SK리더스뷰 2차'의 모델하우스 내에 상당을 기다리는 예비 청약자. @스트레이트뉴스
인천 서구 경서동 956-9번지 '루원시티 SK리더스뷰 2차'의 모델하우스 내에 상당을 기다리는 예비 청약자. @스트레이트뉴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신안인스빌'은 특별공급에서 소진율이 2%에 그쳤다. 검단신도시가 다시 미분양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순간이다.

'착한' 검단신도시, 미분양 늪 '명과 암'

전용 84㎡와 94㎡ 등 2개 주택형에 모두 1,073가구의 이 단지는 11평 가까운 광폭 발코니와 많은 수납공간, 고급성 실내 내장재로 방문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현재 한창 분양 중인 이 단지는 검단신도시 모든 단지 가운데 계양역과 가장 가깝다는 기치를 내세웠다. 계양역은 인천공항철도와 인천지하철 1호선 환승역으로 향후 서울의 황금노선인 지하철 9호선 연장역이다.

특별공급 청약성적표는 일반청약 성적도 부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검단신도시에 10월 이후 분양단지 가운데 흥행몰이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이 단지는 11일 1순위 청약에서도 대거 미달사태를 빚을 전망이다.

이 단지는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신설역과 직선거리가 1㎞ 이상 떨어졌다. 신도시에서 '어반퍼스트'의 흥행성공은 역세권일 때 진가가 발휘된다는 분양업계의 불문율이 이 단지 청약성적에서 재확인된 셈이다.

'검단 신안인스빌'의 전용 84㎡형의 분양가는 4억원 내외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229만원으로 호반베르디움의 '호반써밋'과 같다. 택지비가 호반베르디움보다 저렴함에도 불구, 건축비가 높은 탓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호재인 검단신도시 분양단지. @스트레이트뉴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호재인 검단신도시 분양단지. @스트레이트뉴스

검단신도시의 분양시장의 위축은 분양권 전매가 3년으로 묶인 탓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분석이다.

서구 원당동 T 부동산중개사는 "검단신도시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 건설계획의 최대 수혜지로 부상한다는 소문에 힘입어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호반베르디움과 우미린, 금호어울림의 분양권 차익이 5,000만원 내외에 달한다"면서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서 검단신도시의 미래가치를 높이 평가, 미분양 단지를 '줍줍'하려는 투자가들이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인천의 미분양은 최근 4개월간 3,000가구 가까이 감소, 지난 10월 말 현재 836가구 줄었다. 위축일로의 인천 주택시장이 위축국면에서 회복세로 반전된 데 힘입었다. 실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인천의 아파트값은 올해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반전, 지난달 말 현재 0.22% 상승했다.

한문도 박사는 "청약 비규제지역인 인천에서 거품 분양가가 미분양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기회복과 소득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고분양가 청약시장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와 부산, 광주, 대전 등 청약 비규제지역의 분양시장의 분양권 전매가 횡행, 단타족의 상당수는 계약신청금과 계약금을 걸고 100% 이상의 수익률을 내는 먹튀족이 활개를 치고 있다"며 "단타족이 주도하는 분양시장은 실수요층의 내집마련의 기회가 줄어들고 입주단지의 시세 하락으로 이어지는 후유증을 불러온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