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2월 12일 군복을 입은 일당들이 육군참모총장 관사에 난입해 총장 정승화를 강제연행하고 보안사에 감금한다. 그리고 대통령 최규하를 협박해 하극상을 정당화하고 정부 요직을 장악해 권력을 찬탈한다. 1980년 광주를 총칼로 진압하고 허수아비였던 최규하를 끌어내린 일당의 우두머리는 이후 7년을, 그리고 그 우두머리의 친구는 5년을 대통령 권좌에서 보낸다.   

8090 시대에 '삐삐'로 친구에게 술 마시자고 보내는 숫자가 1212(홀짝홀짝)이었다는 걸 아는가. 술집에 먼저 도착한 친구는 5455(어서오오)를 보냈을 것이다. 더 늦으면 8255(빨리오오), 그래도 늦으면 짜증이 배인 8282(빨리빨리)다. 주머니 얇은 친구들의 단골집은 싸구려 호프집. 안주는 정해져있다. 맘 같아선 '문어'를 질근질근 씹고 싶지만 구하기도 어렵고 비싸니 만만한 게 '노가리'다. 그렇게 청년들은 군바리들을, 문어대가리를, 노가리를 씹어댔다. 

12·12군사반란이 딱 40년 되는 날에 전두환과 그 일당들이 고급음식점에서 20만원을 호가하는 샥스핀을 먹었다고 한다. 동족상잔이 될까봐 차마 문어는 못 먹었겠지. 딴에 기념일이랍시고 포도주도 한 잔 걸친 모양인데 전 재산이 29만원이니 포도주 값은 9만원이었나 보다. 골프도 치고 맛난 음식도 먹으며 치매환자가 말년에 온갖 호사는 다 누리고 다닌다.

한편 그 일당 중 한 명이었던 노태우가 보이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엊그제 그의 큰아들 재헌씨가 광주에 내려가 5·18 유공자에게 사죄했다고 한다. 지난 8월에는 5·18묘지도 참배했다. 병중인 아버지의 의중에 따른 것이리라. 아들의 사죄가 본인의 진실한 참회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최소한 전두환보다는 덜 추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12·12에 대한 1212(시비시비)는 이미 가려졌지만 죗값을 치러야 할 일당의 우두머리는 도통 사죄할 마음이 없다.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의 입에서 욕이 안 나오면 이상하다,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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