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기공식이 26일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다. 24일 합작 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따르면 공장은 연 10만대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정규직 1천여명을 고용해 2021년 하반기부터 경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생산한다. 사진은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 산단 1공구 조성 현장의 모습.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기공식이 26일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다. 24일 합작 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따르면 공장은 연 10만대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정규직 1000여명을 고용해 2021년 하반기부터 경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생산한다. 사진은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 산단 1공구 조성 현장의 모습.

 

노사 상생과 사회 대타협 일자리를 기치로 내건 '광주형 일자리'가 그 핵심인 자동차 공장 착공으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지만, 정작 노동계와의 갈등 지속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떠오르면서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광주시와 공장을 짓는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는 26일 착공식에 앞서 시공사 선정, 토지 매입, 건축 허가, 설계 등 공장 설립을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

글로벌모터스는 임원과등 경영진 구성을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할 예정으로, 생산직은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 내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토지와 공장을 담보로 나머지 사업비 3454억원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는 절차에 돌입한다.

광주시·현대자동차·광주은행·지역 기업 등 36개사가 2300억원을 법인에 출자했지만, 총사업비(5754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글로벌모터스는 정부와 지자체가 보증하는 사업인 만큼 대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모터스는 임금을 낮추는 대신 정부와 지자체가 근로자에게 복지 지원을 하는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 지원책인 인프라 구축도 2021년 공장 건립에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근로자의 주거 부담을 줄여주는 행복·임대 주택(800세대 규모)은 대부분 공장 용지로 쓰이는 빛그린 산단에는 부지가 없어 인근 부지를 매입해 내년부터 건립에 들어간다.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사무실, 회의실, 다목적 강당, 일자리 센터, 주거·편의시설을 갖춘 노사동반지원센터는 내년 초 설계에 들어가 2022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입주 기업의 종사자를 위한 직장어린이집·개방형 체육관은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완공 예정이다. 서해안고속도로와 광주 권역에서 빛그린 산단으로 진입하는 도로 공사도 내년 설계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시는 공장 건립과 함께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보편적이다. 현재 정부 관련 예산으로 20억원, 고용노동부 공모 사업으로 어린이집 건립비 50억원만이 확보됐다.

제2의 광주형 일자리를 표방하며 전국에 들어서는 유사 사업과의 중복 투자, 과잉 공급 등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울산, 구미 등에 수천억원 규모의 친환경 차 생산·부품 공장이 들어선다며 광주가 정작 사업 지속성이 있는 친환경 차 시장에서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광주 광산구 삼거동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기공식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26일 광주 광산구 삼거동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기공식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동계가 법인 설립 이후 노동계의 참여를 보장해달라며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착공식까지 참석하지 않아 노사 상생의 의미가 크게 퇴색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정당·시민단체들은 착송시 행사장 주변에서 노동 존중, 사회 통합, 원·하청 상생 등 광주형 일자리 사업 의제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착공식에 앞서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3일 성명을 통해 "광주형일자리에 노동계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노사 상생 정신이 없으면 광주형일자리는 지자체가 지원하는 기업투자 유치형 일자리에 불과할 뿐이다. 노동계의 협조 없이 글로벌모터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대 투자자인 광주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노동계를 한 축으로 인정하고 진심을 담아 소통해야 한다"며 "특히 노사책임 경영을 위해 노동이사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착공식에서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노사민정이 합심해 광주 글로벌모터스를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한국노총의 입장이 단호한 만큼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조기 안정화를 이룰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광주형 일자리 지원 근거를 담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안의 통과도 시급한 사안으로 꼽힌다. 

특별법에는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상생형 지역 일자리'의 개념을 정의하고 행정·재정적인 지원 근거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지자체가 직접 영리 법인에 출연·출자할 수 있도록 해 광주시가 합작법인에 투자 지원하는 법률적인 근거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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