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자형' 전망 속 냉각 체감경기 하반기부터 풀릴 듯
미래 성장동력 확보 위해 4차산업혁명 대비 박차

1일 새벽 1시 5분 반도체와 전자장비 관련 화물을 포함해 총 60여t의 화물을 실은 아시아나항공 OZ987편(보잉747)이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모습. 아시아나항공 제공
1일 새벽 1시 5분 반도체와 전자장비 관련 화물을 포함해 총 60여t의 화물을 실은 아시아나항공 OZ987편(보잉747)이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모습. 아시아나항공 제공

올해 우리 경제 전망이 엇갈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 해소되지 않는 상태에서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수출과 내수의 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는 데 따른다.

나라 경제가 'L자형' 또는 '역성장'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 미중 무역전쟁이 마무리 수순을 밟는 데다 한국 경제성장을 견인한 반도체를 비롯한 차화정이 지난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이다.

또 지난 2016년 미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중간 마찰이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우리 경제 전망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 중이다.

냉각일로의 체감경기가 올해 상반기에 살아나기는 역부족이나 하반기 이후에는 점차 살아나는 양태를 띨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레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올해 저성장 극복의 노력 속에서도 AI와 5G 등 4차산업혁명을 앞당기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병행, '싸우면서 건설하는' 한해여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라는 점이 미래를 위해 고무적이다.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반도체 단가 하락 등 연이은 대외적 악재로 인해 한국 수출은 지난해 부진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12월 시작된 마이너스 행진이 13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한국 수출은 연간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하락해 2016년 이후 3년 만에 역주행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다만 한국 수출이 바닥을 찍었고 올해는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수출은 7개월 만에 감소 폭이 한 자릿수가 됐다.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수출액은 감소했으나 물량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는 점도 한국 수출의 저력이란 평가다.

정부와 주요 무역기관은 올해 1분기 중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올해 연간으로는 3%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16.0% 급락했고 여기에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한국 수출을 어렵게 했다.

그동안 한국 수출을 이끌어온 반도체의 단가 하락이나 홍콩 사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수출은 5424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0.3% 줄어들었다. 한국 수출이 연간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6년 -5.9% 이후 3년만,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인 것은 2009년 -13.9% 이후 10년 만이다.

수입은 5032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6.0% 감소하면서 2016년 -6.9% 이후 3년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지난해의 수출 부진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경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107억달러, 반도체 하강기(다운사이클)로 328억달러, 유가 하락으로 134억달러의 수출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따른 수출 감소액을 모두 합치면 569억달러로 전체 수출 감소분인 625억달러의 91.0%에 달한다. 특히 이는 한국 혼자서는 개선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대외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총무역액(수출+수입)은 2017, 2018년에 이어 3년 연속 1조달러를 넘어섰다. 역대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홍콩, 이탈리아 등 10개국이다. 이 중 3년 연속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이탈리아를 제외한 9개국뿐이다.

바이오·헬스(8.5%), 이차전지(2.7%), 농수산식품(4.4%) 등 신(新) 수출 품목이 호조세를 보이고, 신남방 지역으로의 수출 비중(20.3%)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한 점도 지난해 한국 수출이 거둔 성과다. 신북방 수출 역시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며 수출 다변화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한국의 대일 수출은 7.8% 줄었다. 그렇지만 7∼11월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 폭은 -14.6%로 한국의 두배에 육박해 한국보다는 일본이 받는 타격이 더 컸다.

지난 한 해 한국 수출이 부진한 성적을 거뒀기는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지난달 수출은 457억2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5.2% 감소하며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렇지만 감소 폭은 5월 -9.8% 이후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나아졌다.

한국 수출이 10월 -14.9%로 바닥을 찍고 회복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 경제와 교역이 지난해를 저점으로 소폭 개선되는 추세인 것도 한국 수출 회복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4%포인트 오른 3.4%로 전망했다. 반도체 시황도 공급 증가가 제한적이고 수요가 개선됨에 따라 지난해보다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주요 전망기관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대비 5∼12%, 메모리 시장은 4∼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수출이 전년보다 3.0% 증가한 506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기관 전망치는 현대경제연구원 2.3%, 산업연구원 2.5%, 한국은행 2.7%, 코트라(KOTRA) 3.1%, 무역협회 3.3%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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