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업무 이틀째인 6일 서울 을지로 본점 출근 대신 고(故) 강권석 행장의 묘소를 찾았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윤 행장은 이날 오전 부행장들과 함께 분당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강 행장을 추모했다.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2004년 취임한 강 행장은 2007년 3월 기업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으며, 같은 해 11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임기 중 '자산 100조원 돌파'와 '은행권 첫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등의 업적을 이뤘으며, 내부 신망이 두터웠던 행장으로 알려져있다.

윤 행장이 강 행장 묘소를 찾은 것은 자신의 임명을 두고 노조의 반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신임 행장으로서 각오를 다지고 내부 화합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그는 업무 첫날인 지난 3일 본점으로 출근하려 했지만 노조원들과 대치 끝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인근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 윤 행장은 오후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0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대외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와 만나보겠다"며 "말씀 잘 듣고 합리적으로 논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기업은행 노조원들은 이날도 윤 행장의 출근에 대비해 본점 입구를 막고 그의 임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1층 로비에 투쟁본부를 마련하고, 윤 행장이 사퇴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