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4일 오후 1시 13분께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광양제철소는 자체 소방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며 인명 피해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에서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도 통제됐다. 사진은 폭발사고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현장의 모습.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1시 13분께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광양제철소는 자체 소방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며 인명 피해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에서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도 통제됐다. 사진은 폭발사고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현장의 모습.

 

최정우 회장이 이끌고 있는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폭발사고에 이어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당국의 압수수색까지 당하면서 잇단 악재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먼저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에 있는 포스코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노무 관련 부서에서 컴퓨터 등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 2018년 포스코 사측이 노조 가입을 방해해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며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고소한 사건에 대해 압수수색한 것이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지난 2018년 9월 23일 포항 남구 지곡동 포스코인재창조원에 들어가 직원 업무 수첩, 기사 스크랩 등이 담긴 서류를 들고 달아났다. 당시 노조원들은 포스코가 노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부당노동행위를 시도했다며 그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주장했었다.  

포스코지회는 이어 10월 23일 사용자 측이 직원들의 포스코지회 가입을 방해하고 다른 노조 가입을 권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며 회사 관계자를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후 포스코 사측은 12월 개최한 인사위원회에서 사무실 서류를 탈취하고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포스코지회장을 직권면직하고 노조 간부 2명을 권고사직 처리했다. 다른 간부 2명에게는 3개월·2개월 정직 징계를 했다.

이에 포스코지회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했다. 경북지노위는 해고와 징계 등이 정당하다며 포스코 손을 들어줬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올해 8월 직권 면직 및 권고사직한 노조 3명에 대한 징계가 지나치다고 결정했다.

다만 해고자 3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의 정직 처분, 포스코지회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정당하다는 지방노동위원회 결정을 유지했다.

노동부는 노무 관련 부서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9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출범과정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해 10월 사측이 직원의 노조가입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임원 27명을 부당 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노조는 인천 송도 포스코 인재창조원에서 진행되는 포스코노사문화그룹 회의를 급습해 관련 문건을 확보했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
포스코 최정우 회장

 

또한 포스코는 빈번한 안전사고 발생으로 현장 근로자와 인근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4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발전설비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폭발음은 5분 간격으로 두 차례 일어났고 인근에 있던 직원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 광양제철소 폭발 사고가 난 곳은 제철소 조업 시설이 아닌 페로망간(Fe-Mn·망간철) 공장 인근의 발전 설비였다. 제철소에서 배출돼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모아 다시 발전하는 배열발전 축열설비 연구과제를 수행하다가 시험 가동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감식에 참여한 경찰과 국과수 관계자들은 현장 잔해와 폭발로 인한 흔적 등을 통해 폭발의 정확한 원인과 피해, 안전설비 등을 조사했다. 이들은 축열설비가 폭발한 것으로 보고 현장 조사를 진행했으며 현장 관리자들을 상대로도 설비 관련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1차 조사했다.

향후 부상자들의 회복 상태에 따라 면담 조사하고, 설비 작동 상태를 전달받는 메인컴퓨터와 축열재 구성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감식 결과는 최소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한 해 동안 광양제철소에서만 3번, 포항까지 합하면 총 5번의 폭발 및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2월 포항제철소 신항만 5부두 크레인 협착사고로 직원이 사망했다. 6월에는 광양제철소 니켈 추출설비공장 폭발사고로 직원 1명 사망과 직원 1명 중상을 당했다. 7월엔 포항제철소 코크스 원료 보관시설에서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올해 들어 이달 7일에는 경찰이 금품수수 혐의를 포착하고 경북 포항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일부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고 포항제철소 내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서류를 압수했다.

일부 포스코 직원을 상대로 금품 수수 혐의를 조사한 것으로, 경찰은 포항제철소 일부 공장에서 포스코 직원과 납품업체 사이에 금품이 오간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포스코 임직원 3명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며, 이들을 상대로 하청업체와 유착을 통한 '갑질'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100년 기업 포스코를 위해 개혁을 기치로 내건 취임 3년차 최정우호(號)에 최대 위기가 닥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말 주요 경영진을 유임하는 등 '안정 속 변화'를 기조로 한 임원인사를 단행했지만, 연말연초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을 또다른 쇄신책을 내놓을지 세간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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